2012/05/08 13:43 문화와 예술/공연/전시
2012 부산국제연극제 개막작 - 수유기
영화 '패왕별희'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아서 였는지, 중국에 가면 꼭 경극을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물론 영화 패왕별희가 담고있는 역사적이고 시사적인 의미와 그 영상적 매력들도 큰 영향이 있었겠지만, 이 모든요소들을 다 제외하고도, 중국 전통경극이 지니고 있는 그 아름다운 색채과 몸짓, 그리고 이색적인 음색에 큰 매력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참에 2012 부산국제연극제의 개막작이 중국 전통극이라는 것을 발견하였고, 오! 찬스!를 외치며 개막작품 '수유기'를 감상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경극이 아니라 '천극'이라는 장르로 제가 기대하던 것과는 조금은 다른형태(비슷하기는 하나)의 극이었습니다.
# 천극이란?
천극(川劇, Sichuan Opera)이란 경극이나 다른 전통 극에 비해 노랫가락과 방언, 작품분위기에서 사천(四川) 지역의 독특한 지방색을 맛 볼 수 있게 해 주는 중국지방 전통극 중의 하나이다. 창, 대사, 동작, 무술잡기로 표현되고 양식화 된 역할구분과 그에 따른 연기 방식을 갖는다는 점에서는 곤극이나 경극, 월극 등과 다를 바 없지만, 사천의 방언과 특유의 노랫가락을 기초로 하여 사천의 독특한 문화 감각과 미감 표현 양식을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특징을 갖는다.
천국은 사천 지방의 민가에서 유리한 고강의 창이 특히 매력적이며, 변검(變瞼)묘기로도 유명하다. 얼굴을 잠깐 돌리는 사이 무서운 얼굴이나 우스꽝스런 얼굴로도 바뀌는데 천극에서 비전되는 묘기이다. 얇은 천으로 만든 탈을 여러 겹 붙였다가 하나씩 떼어내거나, 얼굴 한쪽에 물감을 넉넉히 발라두었다가 삽시간에 문질러 변화를 주는 방법, 무대 일정한 곳에 가루를 두었다가 휙 불어서 얼굴 색조를 바꾸는 방법 등이 사용된다. .... 사건이나 심리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하여 선명하게 보여주는 표현 기법이 발달되어 있는데 기쁜 눈, 웃는 눈, 예쁜 눈, 바보스런 눈, 눈물 어린 눈, 부릅뜬 눈, 노한 눈 등의 각종 눈 연기로 섬세한 감정의 변화를 전달하며 손 연기만으로 100여 가지의 사물이나 심리를 표현 할 수 있다. 소도구를 이용한 연기도 대단히 세분되어 부채를 이용하는 표현법만도 107가지가 있다고 한다.
위의 글은 공연 당일 주최측에서 나누어진 자료랍니다. 글을 읽으니 그래도 조금은 이해한 듯 척! 하며 관람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보는 전통극이라 그런지, 아니면 영상에 익숙해져버린 세대라 그런지 천극의 진행이 다소 졸립기도 했습니다. 사실 그래서 졸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극이 주는 잔잔한 감동, 그리고 웃음거리가 좋았습니다. 그냥 사람들의 표정과 손짓으로 표현하는 익살스러움이 살짝 귀엽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극은 오페라와 같이 중국전통색채가 물씬 풍기는 노래로 진행됩니다. 무대를 가로지르는 천막의 뒷편에는 악기들이 연주를 하고 배우가 아닌 가수가 뒷쪽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배우들이 표정연기를 하는 순간에 이 가수의 역할은 빛을 바랩니다.)
매 순간순간에 배우들을 관객들을 향해 대사에 어울리는 익살스럽고 슬프고 기쁜 눈빛 연기를 하며 관객의 호응을 끌어냅니다. 마치 관객을 상대배우로 대하는 듯도 합니다.
그 손짓 또한 다양합니다. 손짓을 많이 쓰지 않는 우리에게 그 손짓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배우들의 화장술과 변장술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느껴지지만 이것이 바로 이 천극만의 매력인 듯도 합니다.
이 모든것 중에 뭐니뭐니 제일 신기하고도 신선했던 것은 극 전체를 이끌어 가고 있는 그 노랫가락이었던 것 같습니다. 애절하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동양권 특유의 늘어지는 듯도 하지만 익살스러운 멜로디고, 그리고 가사였습니다.
전통적인 교훈도 있었습니다. 게으른 남편의 장원급제를 위해 자신의 눈을 찌른 아내 아선의 희생, 그리고 그 희생에 보답하는 남편 원화...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였습니다.
몰려오는 잠 때문에 눈을 부릅뜨고 100% 집중할 수는 없었지만, 중국전통극이 지니는 익살스러움과 웃음, 연기는 신선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동양 연극의 가능성과 힘을 보여주는 중국 대표 전통극 <수유기>!
삶의 고난과 위기를 하나씩 극복해가는 기생 ‘이아선’의 뛰어난 지성과 남편을 향한 사랑, 순정을 그린 중국의 전통극 <수유기>가 2012년 제9회 부산국제연극제의 첫 포문을 성대하게 연다. 수를 놓던 바늘로 자신의 두 눈을 찔러 남편의 학업을 독려하는 장면은 헌신적인 사랑의 본질을 일깨우며 진한 감동과 사색을 던져준다.
중국 전통예술인 ‘천극’만이 가지고 있는 독창적인 연기 기법과 특색 있는 형식 안에 남녀 간의 사랑의 행로를 흥미 있게 엮은 애정소설 ‘이왜전’을 적절히 녹여냈다. 중국 남서부에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극단이자 40여 년간 200여 개의 우수 작품들을 쏟아내며 중국 국가 선정 1급 예술극원으로 선정된 ‘사천성천극원’ 의 수준급 연기와 에너지를 고스란히 접할 수 있다.
(※ 천극은 중국의 사천 지역에서 유래하였으며 경극과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전통극 중의 하나입니다)
줄거리
양반 자제 정원화가 장안으로 과거를 보러 가는 길에, 양주에서 기녀 이아선을 만나 평생 가약을 맺는다. 돈이 떨어진 정원화는 이아선의 기생 어미에게 쫒겨나 거지가 된다. 상주자사인 정원화의 아버지가 양주를 지나다 이런 아들의 모습을 보고 크게 나무라고 때려서 내버린다.
거지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한 정원화는 각설이타령을 하며 살아간다. 어느 날 추위에 떠는 거지 정원화를 만난 이아선이 수놓인 저고리를 벗어 주며 다시 결합하게 된다. 그러나 정원화가 과거 시험 볼 생각도 않고 안일함에 빠져 있자 이아선이 수놓던 바늘로 자신의 눈을 찔러 그가 분발하기를 권한다. 이에 감동한 정원화가 다시 학업에 매진하여 결국 장원급제한다. 또한 귀한 영단 묘약을 얻어 아선도 눈을 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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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흔히들 아는 경극 말고도 다른 전통극도 있었군요 -
권선징악이나 인과응보 같은 구성도 들어가 있네요 :-) ㅎㅎ
좋은 문화 관람이네요 ㅎㅎ 부산은 국제 연극제도 있나봐요 !
대단합니다 : )
영화 패왕별희 있었죠?
그거 본 기억이 나요 ^^
연극으로는 본적 없구요...근데 한번쯤은 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요 ㅎ
줄거리가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서 중국어라 하더라도 관람하기 좋을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