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그대를 사랑합니다 - 그들의 사랑법

IamDreaming 2011. 8. 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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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삶과 사랑을 다룬 영화 -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았습니다.
개봉한지는 한참 되었는데 이렇게 재미있고 훈훈한 영화인지 몰랐네요.

영화는 우유배달 할아버지와 상자를 줍는 할머니의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새벽에 부지러한, 그리고 부지런히 살 수 밖에 없는 두 노인의 운명적 만남은 시작됩니다.
그들의 대화는, 무뚝뚝하지만 걱정은 되고, 할 말을 해야겠는 우리시대 할아버지의 자화상과 참고 또 견디며 살아야 했던 우리시대 할머니의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가로등만이 빛을 비추는 골목길에서 다른 두 성격의 무뚝뚝한 대화.

낡은 집들이 즐비한 골목 길 가운데, 그들의 모습은 한 폭을 그림을 보는거 마냥 아름답습니다.

우유배달을 하는 김만석 할아버지는 성격이 아주 급하고 권위적입니다. 자식도 키우고 손자도 있고 그럭저럭 한평생을 잘 살아오신 분이십니다.
상자를 줍는 송이뿐 할머니는 침착하고 순종적입니다. 가족도 자식도 없습니다.
김만석 할아버지는 송이뿐 할머니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두 분의 사랑은 시작됩니다.



수줍게 시작되는 두분의 사랑...

김만석 할아버지는 글을 읽지 못하는 송이뿐 할머니를 위해 그림을 그려 러브레터를 씁니다.
송이뿐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위해 글을 배웁니다.
김만석 할아버지는 힘겨웠던 송이뿐 할머니의 삶을 이해하며 보듬어주고 싶어 합니다.
송이뿐 할머니는 평생 누리지 못한 그 아름다운 사랑에 눈물 흘립니다. 평생 이렇게 행복한 적은 없었습니다.
두분의 사랑의 작게 시작하였지만 그들에게는 너무나 큰 행복이었습니다.


자녀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 자신의 처와 함께 자살을 택한 장군봉 할아버지의 죽음을 보며
송이뿐 할머니는 무서워집니다.

지금 막 느끼기 시작한 이 사랑이 죽음앞에 끝날까봐 두렵습니다.
그리서 송이뿐 할머니는 김만석 할아버지를 떠나기로 합니다.
곧 다가올 그분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두분은 가슴속 사랑을 뒤로 한채 이별을 맞이하게 됩니다.

사랑의 증표였던 김만석 할아버지가 준 머리핀과 송이뿐 할머니가 준 가죽장갑은 두 분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영화는 참 아름다웠습니다.
노인들의 사랑이 너무나 순수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옛날이었기에 감추어야 하는 감정들을 이제는 서서히 표현하십니다.

그래서 더 슬펐습니다.
70년,80년 전에 태어나신 김만석 할아버지와 송이뿐 할머니는 그때는 그래야 했습니다.
남자라면 권위적이어야하고, 여자라면 순종적이어야 했습니다.
삶의 짐을 자신의 죄값마냥 치루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때는 그래야 했으니까요.

사랑을 통해 그들은 변해갑니다. 사랑할 줄도, 받을 줄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이제 죽음이 그들을 가로 막고 있습니다.
그래서 슬펐습니다.
당연히 누려야 했던 많은 많은 감정들을 이제서야 서서히 받아드릴 수 있게 되었는데 말입니다.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어쩌면 이 시대의 과도기에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진 않았느지.
자식들 공부시키라, 결혼시키라...
특히 송이뿐 할어니가 살아온 삶은 너무나 기가 차게 슬픈 삶이었습니다
20살의 나이로 때리기만 하던 남편이 집을 나가고, 갓난아이는 죽고 평생을 혼자 사셨으니까요.
자신들의 삶은 누리지 못하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그분들의 삶과 사랑을 깊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슴아팠고 슬펐습니다.
그렇지만 그분들의 사랑이 너무나 멋지고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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