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는 자기표현에 솔직하고 사람의 마음을 열게하며 따뜻하게 말 할 수 있는 소통의 달인입니다. 무뚝뚝한 아버지세대의 대화와는 다르게 '예쁘다', '잘했다', '멋지네','고맙다' 등의 칭찬에 인색하지 않고 남의 말에 귀 기우릴 줄도 아는 사람이기에 만나며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이런데 이런 남자친구지만 저에게 용납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어느 모임이든 자신이 솔선수범하여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입니다.
모임장소섭외, 시간, 참가자여부체크 등 모임에 있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사람입니다. 게다가 회식 장소에서는 분위기 주도는 물론 어색하고 서먹해 하는 사람이 있으면 알아서 자리 배치까지 다시 합니다. 장난기도 많아서 회식자리는 늘 화기애애합니다.
딱 보고 있으면 이 모임에 없어서는 안 될 보물입니다.
그런데 여친인 저는...
그를 보고 있으면 제가 마치 영부인(대통령의 부인)인 듯한 기분이 듭니다.
대통령이 나랏일을 하시니 영부인은 묵묵히 처세술과 이미지에 신경을 쓰시며 조신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근데 저는 이 영부인 같은 느낌이 싫습니다. 나름 모임의 사람들과 친해 웃고 떠들면서도 공허한 기분을 떨칠 수 없습니다.
그냥 제가 바라는 것은 제 옆에 가만히 앉아서 제가 잘 먹고는 있는지 아닌지 봐주고
제가 좀 일찍 집에 간다고 하면 회식중이라도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 주고...
이정도... 너무 큰 바램이었던가요? 그런 사람이면 좋겠는데 남자친구는 그렇지 않습니다.
회식 분위기를 주도하다 가끔 저에게로 와 윙크하고
집에 간다고 하면 문 앞까지 나와 잘가라고 인사하고
‘못 데려다 준데~’ 하면서 작별 인사합니다.
저의 이상적인 남자 스타일로써는 소심한 남성보다는 박력있고 씩씩한 사람을 좋아하지만 막상 제 옆에 이런 남자가 있으니 회식때마다 약간 씁쓸합니다.
그래서 한 날은 모임에 안 간다고 했죠. 그러다 말다툼을 했는데 저보고
'우리 여친은 다 좋은데 그런 면에서는 너무 한다. 내 체면도 생각해 줘야지!'
이렇게 말합니다.
직장이 달라서 이런 모임이 많지는 않으나 동반으로 참여하는 모임일 때는 남들 앞에서 밉상 짓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저도 밉상짓을 원하는 건 아니지만 조금만 더 저에게 집중을 해줬으면 하는데...
제가 그 부분을 어째 이해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태도를 바꿀 때까지 계속 이야기 해야 할까요?
이 부분만 빼고서는 다른 부분은 다 인정하고 이해하고 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성격때문에 어디서든 인정받고 일도 잘하고 싹싹하고 말도 잘하고 다 좋습니다.
리더십 강한 남자친구, 남편으로써는 어떨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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