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남자친구를 네일샵으로 데려간 적이 있습니다. 남자친구의 꺼끌꺼글한 손톱이 불쌍해서가 아닌, 순전히 저를 위한 ‘방어벽’ 즉, 보디가드로 앞장 세워 네일샵으로 갔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상의 특징인지, 손이 유독 건조해서 인지 손아래 살결이 벗겨지고 손바닥은 주부습진이 걸린거 마냥 꺼끌꺼끌 한 게 미치도록 속상한 날들이었습니다.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어마어마한테 손까지 이 모양이니 ‘돈벌어 뭐하냐’ 하는 강한 회의감이 찾아 올 무렵 나를 위한 특별한 선물을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찾아간 네일샵. 일단 아기자기한 의자 앞에서 손을 짝 펼치고 있으니 마치 공주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제 앞에서 네일아트를 하고 있는 언니들은 ‘무슨색으로 하시겠어요?’, ‘무슨무늬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