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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2

개구리네 한솥밥 (지은이 백석)

개구리네 한솥밥 지은이 백석 옛날 어느 곳에 개구리 하나 살았네.가난하나 마음 착한 개구리 하나 살았네. 하루는 개구리 쌀 한 말을 얻어 오려벌 건너 형을 찾아 길을 나섰네. 개구리 덥적덥적 길을 가노라니길가 봇도랑에 우는 소리 들렀네. 개구리 닁큼 뛰어 도랑으로 가 보니소시랑게 한 마리 엉엉 우네. 소시랑게 우는 것이 가엾기도 가엾어 개구리는 뿌구국 물어보았네.“소시랑게야, 너 왜 우니?” 소시랑게 울다 말고 대답하였네.“발을 다쳐 아파서 운다.” 개구리는 바쁜 길 잊어버리고소시랑게 다친 발 고쳐 주었네. 개구리 또 덥적덥적 길을 가노라니길 아래 논두렁에 우는 소리 들렸네. 개구리 닁큼 뛰어 논두렁에 가 보니방아깨비 한 마리 엉엉 우네. 방아깨비 우는 것이 가엾기도 가엾어개구리는 뿌구국 물어보았네.“방..

책과 삶 2012.04.06

남신의주南新義州 유동柳洞박시봉방朴時逢方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木手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 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위에 뜻 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 밖에 나가지두 않고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베게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 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내 눈..

책과 삶 201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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