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소크라테스의 변명 - 다르게 해석하기

IamDreaming 2012. 1. 20. 07:00
반응형

'너 자신을 알라'고 외쳤던 소크라테스!
과연 우리는 소크라테스를 상상하면서 무엇을 떠 올릴까요?
자신에 대한 인지? 이성과 양심? 유명한 철학자였다? 산파술에 능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저에게 좀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지혜롭고 슬기롭고 철학적인 색채가 강했던 소크라테스이지만, '변명'이라는 글을 통해 제가 느낀 소크라테스에 대한 인상은 사실... 지적인 면과 함께 약간의 '잘난척쟁이'라고 해도 될까요?

철학계의 대가인 그에게 '잘난척쟁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것이겠지만,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다른사람들. 그러니까 세상 사람들보다 지혜롭고 그들보다 우위에 있음을 알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잘난건 잘난것인데, 그 잘난것을 알고 있었으니 그 잘난것이 사람들 눈에 '잘난척'으로 보였던 것입니다.



책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법정에 고발된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는 내용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에 따르면, 소크라테스는 무죄입니다. 소크라테스는 나쁜짓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멜레토스에 의해 고소를 당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악명높은 사람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도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가장 현명한 사람임을 확인하기 위하여 많은 현명한 사람들을 만났고, 자신이 그들보다 더 현명한 사람임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그는 말합니다.
"그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알지도 못하고 또 안다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알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그보다 약간 우월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서 소크라테스는 많은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었습니다. 현명한 사람이라고 알려진 사람을 찾아가 당신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하니, 당연히 상대방은 소크라테스에 대해 적의를 가질 터였습니다.

그는 시인도 찾아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결론을 내립니다.
"나는 시인은 지혜가 있어서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소질과 영감에 의해 시를 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들은 훌륭한 말을 많이 하지만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예언자나 점쟁이 같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들은 시를 쓴다는 것을 믿고 다른 일에 대해서도 사실은 그렇지 않건만, 가장 현명한 사람으로 자처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정말 자신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많은 사람의 적의를 불러일어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만일 내가 파멸한다면 이 때문에 파멸하게 될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무죄를 계속해서 증명해 나갑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재판관들을 설득하지 못합니다. 많은 재판관들은 소크라테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죽음에 처하게 됩니다.

따지고 보면, 소크라테스의 말에는 잘 못된 점이 하나도 없습니다.
자신이 잘났다고 하는 사람치고 정말 잘난사람이 있나요? 시를 잘 적는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이치에 현명할수는 없죠? 그 진실과 진리를 알고 있었던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의 결점을 너무나도 잘 지적하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재판관들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보듬어주지 않았던 이유는 소크라테스가 너무도 정확한 말을 하고 있어서입니다. 그리고 그 정확한 말은 상대방의 적의를 일으키고, 더 나아가 상대방의 자존심 혹은 지적허영심 등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전에 이렇게 변명을 마칩니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각기 자기의 길을 갑시다. 나는 죽기 위해서, 여러분은 살기 위해서, 어느 쪽이 더 좋은가 하는 것은 오직 신만이 알 뿐입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 그리고 소크라테스의 독배는 이성의 살해, 양심의 살해, 자유의 말살이라는 의미가 깃들어져있다고 합니다. 소크라테스의 확고한 신념과 이성과 양심과 자유를 아무도 알아주는 참된 인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

그 시대의 방종과 정치적 상황에 대한 고려를 하지않고, 단지 소크라테스의 변명만을 듣는다면...
그의 변명은 너무도 정확하지만, 너무도 정확하여 적의감마저 불러 일으키기에 그 화법만은 왠지 '잘난척쟁이'같이 느껴집니다. 옳은말, 그리고 정확한 지적은 필요하지만, 꼭 그렇게 꼭! 집어 말할 필요가 있나요?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편협한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