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덕혜옹주-조선의 마지막 황녀

IamDreaming 2010. 10. 2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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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장편소설 

<너무나 가슴아픈 마지막 황녀의 삶> 

그동안 일제점령기의 치열한 조선독립운동가의 삶 혹은 피폐하고 절망적인 백성의 삶을 소재로 한 소설을 많이 존재했다. 그러나 이 시기의 치욕스러웠던 황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은 많지 않았던것 같다.  작가에게는 대마도 여행을 다녀옴으로써 덕혜옹주를 만날 수 있는 집필계기가 되었으나 조선의 마지막 황족의 삶에 대한 자료가 너무나도 없다는 것이  더 그녀로 하여금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에 대한 관심과 집필의지를 불러들인 것이다.

조선의 황녀로 태어났지만 일반백성보다도 더 못한 삶을 살았던 그녀.
비극적인 순간에 태어났으며, 지독한 현실속에서도 순응하지 않는 강한 자존심을 지녔던 그녀.
그랬기에 더 힘들고 비참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그녀는 한낱 연약한 여인이었다.


덕혜옹주는 자애로운 순종과 따뜻한 양귀인 사이에서 조선의 마지막 황녀로 태어났다.
황족이라는 권위와 지위를 채 누리기도 전에 일본말을 배워야 했으며, 기모노를 입고 누군가의 감시를 받아야만 했다. 여린마음에 알지못하는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고, 일본의 볼모가 되어 황족도 아닌, 귀족도 아닌 어느 번주의 아들과 결혼하게 된다. 다행히 그의 남편 다케유키는 너무나도 따뜻하고 배려심이 넓은 사람이었으나 조선을 향한 덕혜옹주의 그리움을 모두 껴안지는 못하였다.

 그녀의 딸 정혜 역시 불운한 현실을 감당하지 못한채 조선인과 일본인 속에서,  선택할 수 없는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혹독한 현실을 경험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세계2차대전의 발발과 함께 일본의 패망, 그리고 조선독립!!
덕혜옹주는 정신분열증을 겪으며 정신병원있다. 그의 남편 다케유키와도 이별이다. 

불우한 시기에 덕혜옹주를 중심으로 일어나게 되는 비극적 사건들.
일본의 볼모가 된 덕혜옹주를 구출하기 위해 그녀의 그림자가 된 김장한 덕혜옹주를 자신의 분신같이 여기며 모시는 복실. 그녀가 겪는 일본에서의 처참한 사람 자신역시 역사의 희생량으로 여기며 덕혜옹주의 아픔을 안으려는 옹주의 남편 다케유키 엄마의 아픔이 곧 자신의 아픔이 되어버린 그녀의 딸 정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속에서 한 인간이 감당해야 하는 아픔이 너무 컸다.
조선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그리움을 지닌 덕혜옹주에게 그 아픔은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그 이상이었다.

결국 스스로의 분노와 경계를 이기지 못하고, 덕혜옹주 스스로를 자신만의 덫에 넣어 버림으로써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그녀가 감당해야 할 시련은 그녀가 껴안을 수 있는 것 보다 훨씬 강한 것이다.

소설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일본의 볼모가 되었지만 따뜻한 남편을 만나 좀 더 안정된 삶을 누렸어도 되었을 그녀이지만,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일본인남편에게 쉽게 내어주지 않았다.
딸아이와 행복하게 살 수 있었지만, 그녀는 딸아이마저 일본인이 되는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녀의 영민함과 강한 자존심은 일본인 그 누구도 앗아갈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가냘픈 몸으로 그녀가 지녔던 조선인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은 정말 본받아 마땅한 것이다.
허나 그러한 강한 집념으로 인해 스스로의 삶을 더 힘들게 만들었던 그녀의 삶이 너무도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더구나 한 조국의 옹주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힘든 삶이 역사속으로 아무도 모르게 묻혀졌다는 것 또한 가슴아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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