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백화점에 가면 왜 이리 기분이 나빠질까?

IamDreaming 2010. 11.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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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되는 동생의 새 점퍼를 사기위해 백화점에 갔다. 요즘 너무 바쁜일상으로 인해 백화점 갈 일이 뜸했는데 동생옷을 핑계삼아 이참에 나들이 삼아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동생옷을 이것저것 입혀보며 어떤옷이 잘 어울리는지 열심히 골라주었다.
동생은 남자라 남자옷 파는 곳을 집중적으로 보면서도 은근 여자옷에 눈이 자꾸 갔다. 어떤 옷이 유행하는지 어떤스타일로 코디를 해 놓는지~ 그러면서 살짝살짝 가격표도 뒤집어 보고...
그러면서 기분이 갑자기 우울해 졌다.
이쁜옷들은 다 가격이 비싸고, 싸다 싶으면 디자인이 별로고, 가격태그를 살짝 들여다보며 어휴~살 수도 없고
내 신세가 왜 이리 처량해 보이는지...



그냥 비싸건 싸건 예쁘면 그냥 확~ 사버려??
아~슬프다~... 이런 가격표에 절절 매야하는 신세라니..

한동안은 이런 생각을 했엇다.
난 책읽는 것도 좋아하고, 도서관 가는 것도 좋아하고,
발레보는 것도 좋아하고, 클래식 듣는 것도 좋아하고.
그러니까 난 다른 애들이랑은 달라~ 난 이 담에 조금 더 기품있는 여자로 살테야!!!

이렇게 스스로에 큰 가치를 부여하며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하고 있었는데
백화점 여성매장의 가격표에 그 자신감이 무너져버렸다.

왜 이러니~~~~~~~ㅜㅜ
그깟거 그냥 거품이라 생각하면 될 것을 그렇게 대견하게 생각치 못하고 스스로를 비탄하고 있는 내가 싫어졌다.
요즘 인터넷이나 뭐다하여 세일하는 제품도 많고 거품을 쪽~뺀 제품도 많은데 그것마져 생각하기 싫은 나는 뭐지??
알뜰하게 한푼두푼 모아 가지고 싶었던 물건을 사면 될걸 그러지도 못하는 내가 또 미워졌다.
그저 지금 당장 이 옷들을 보며 당장 사지 못함에 기분이 쳐져버린 내가 너무 한심스러웠다.

여자들은 쇼핑을 하면 기분이 풀린다는데 나는 왜 쇼핑을 하면 기분이 더 처지는지...
쇼핑은 나의 위안거리가 되지 못하는 건가??

알뜰한 소비습관도 가지지 못하고, 그렇다고 나만의 패션 스타일도 없고,
그저 당장 사지 못하는 물건을 보며 우울해하는 나를 보며,
그저 안타깝고 내가 미워져, 그리고 아직 철이 덜 든것 같다는 스스로를 비난하며
그냥 이 하얀모니터에 하염없이 하소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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