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엄마를 이해하게 된 딸 - 돌로레스 클레이본

IamDreaming 2011. 10.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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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유등축제에 놀러가는 덕분에 한 주 '땡땡이'를 칠 수 있었던 "독서치료" 모임에 갔습니다. 사실 저번주는 땡땡이를 쳤기 때문인지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수업에 대한 죄책감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관련 도서들을 읽다보니 이상하게 가슴속에 억압된 감정을 건들었고 거기에 대한 분노가 일었나 봅니다.



친구한테 그 이야기를 하니 초반에는 그렇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마음의 응어리를 찾아내고 그런 다음 대화를 통해 서로의 오해를 풀게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합니다. 정말 이 독서치료... 그냥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병원에 간 것 마냥 증상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또 마음의 병이 나아가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또 신기하게도 이번주에는 독서치료를 갔더니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평온합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속상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나니 오히려 저번주에 '내가 그것때문에 왜 그렇게 속상해 했나?"싶은 정반대의 감정이 솟아납니다. 인간의 감정이란 알고도 모를일 입니다. 내제된 무의식의 '화, 응어리'들을 떨쳐내고 나면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되는 건가 봅니다. 이 세상은 변한게 전혀 없는데 말입니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길에 선생님께서 DVD 한장을 주십니다. 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십니다. 제목은 "돌로레스 클레이본!"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영화는 음산한 분위기로 시작됩니다. 깊은 강가의 한 마을,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흩날립니다.


주인공 클레이본(엄마)은 이 지방의 여류 부호 베라 도로반의  가정부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집에서 베라 도로반이 죽은채로 발견됩니다. 집배원이 막 편지를 배달하러 왔을때 클레이본은 방망이를 든 채 베라 도로반을 죽이려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곧 클레이본은 베라 도로반을 죽였다는 이유로 살인죄로 기소됩니다.



뉴욕의 한 잡지사에서 명석한 두뇌로 능력을 과시하며 일하고 있는 클레이본의 딸 세레나에게 어느날 한 장의 팩스가 전송됩니다. 엄마 클레이본이 누군가를 살해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세레나는 그 기사를 보고, 증오하며 살았던 엄마를 만나기 위해 15년만에 고향으로 내려갑니다.


클레이본(엄마)과 세레나(딸)는 지방의 한 경찰서에 만납니다.
아직 기소 중이라 둘은 집으로 향했고, 어색한 분위기 가운데 세네나는 먹통이 된 전화기에 화를 내며 밖으로 나갑니다. 그 사이 클레이본은 세레나의 가방에서 몇가지 약을 발견하며 딸을 걱정하게 됩니다.


둘은 식사를 합니다. 서먹한 대화 가운데 세레나는 계속해서 술을 먹으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입니다.


엄마는 과거를 회상합니다. 세레나의 아빠 조지가 죽기전 말입니다.


조지(아빠)는 술주정뱅이었습니다. 배를 타는 선원이었는데 클레이본을 무시하고 때로는 폭력까지 가했습니다. 무능력에 열등감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클레이본은 딸 세레나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녀가 일을 해주고 있는 주인집 베라 도로반은 엄청난 부호였지만 성격 또한 괴팍했습니다. 하지만 딸 세레나를 위해 참고 또 참으며 일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아빠 조지가 세레나를 위해 모아놓은 돈에 손을 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돈은 클레이본이 세레나를 데리고 도망치려고 모아둔 돈이었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딸아이의 행동이 부쩍 이상한 점을 수상히 여진 클레이본은 결국 남편 조지가 딸아이를 추행 했다는 것을 알고 맙니다.


클레이본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돌로레스의 사정을 알게 된 베로 도노반은 '세상에 모든 사고가 모두 우연히 일어나는 것은 아님'을 언질해 주며 '때론 악녀가 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길이기도 하지(Sometimes being a bitch is all a woman has to hang onto)'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모두의 축제였던 개기일식날 음모를 꾸밉니다. 딸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 날, 조지는 술에 취해 우물가에 빠져 실족사한 체로 발견이 됩니다.


이후에 세레나는 대학공부를 위해 고향을 떠나고 엄마를 떠납니다. 세레나의 기억속에는 엄마의 악독스러움만이 남아있습니다. 아빠에 대한 기억은 없습니다. 아빠를 죽인 엄마를 미워하며 증오합니다.
맥키 형사 역시 클레이본을 의심하고 있는데  조지의 죽음에 아무도 그녀를 기소하지 않았지만 그녀(클레이본)가 살인자라는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세레나는 답답한 마음에 사건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뉴욕으로 돌아갑니다. 곧 가방속에 엄마가 넣어 둔 테이프를 발견하고 듣게 됩니다. 엄마의 테이프를 들으며 그녀의 무의식속에 갇혀있던 기억들을 떠올립니다. 아빠 조지가 자신을 추행한 사실... 엄마가 아빠에게 한 행동은 결국 자신을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동안 살인자라 믿어온 엄마를 증오했던 세레나였기에 이 사실을 알고 다시 그녀는 뉴욕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세레나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판사앞에서 심문을 받고 있는 엄마를 변호합니다. 콜레이본은 베라를 죽이지 않았으며, 베라 스스로 남은 여생을 포기하고 계단으로 떨어진 것과 엄마는 베라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줘야할지 고민하던 것이었음을 증명합니다.
그리고 맥키형사의 집요스러운 행동에 마지막으로 일침을 가합니다.
엄마는 살인자가 아니였음을 말합니다.



그렇게 클레이본과 세레나는 화해를 합니다.

지난 15년동안 증오했던 엄마를 드디어 이해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이 영화 소개를 보면서 아마 막장드라마같은 이야기 아냐?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핵심은 바로 "이해"입니다. 세레나는 지난 15년 동안 엄마가 살인자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아빠 조지가 자신에게 한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지워버렸던 것입니다. 15년 후에야 그 기억을 되살리고 엄마가 왜 살인자가 되어야 했는지를 깨닫습니다.

어쩌면 너무 극단적인 예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가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아니, 아직 이해하지 못한 일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왜 그렇게 엄마가 억척스럽게 고생스럽게 사는지? 왜 그렇게 아빠는 권위를 내세우며 가족들을 억압하는지? 왜 누군가는 나에게 이런 행동을 보이는지?

만약 주인공 세레나가 조금 만 더 빨리 엄마를 이해했다면 15년이란 세월을 그렇게 고독하게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신경쇠약에 걸려 약을 먹으며 술에 의존하며 살지 않았어도 되었을 것입니다. 그녀는 뉴욕의 잡지사에서 명석하고 날카오운 문체를 자랑하며 활약하고 있었지만 오랜 시간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지 못하고 방황하며 살았습니다. 뭔가 비어있는 삶이었습니다.

모든 것은 보이지 않은 무언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것은 오해해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누군가를 이해하고 알아가려는 마음이 필요할 지 모릅니다. 그 마음이 빠르면 빠를수록 더 행복할 수 있는 길이란 생각이 듭니다.




개요 :  범죄 드라마,미스터리,스릴러/ 미국| 131분 |
1995.12.23  
감독:   테일러 핵포드
출연 : 케시 베이츠(돌로레스 클레이본),
           제니퍼 제이슨 리(셀레너 세인트 조지)
등급 : [국내] 청소년관람불과 /[해외]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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