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 박경철...
안철수, 박원순, 박경철...
어쩌면 이 책에 관한 관심은 책 자체가 아닌, 저자에서 나오는 아우라일 것이다. 앞서 언급한 세 명의 이름이 지금 이 순간에도 화자되고 있는 이 시대의 중심 화두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생각하는 지식인이고 실천하는 지식인이다. 자기안에 무언가를 엄청 응축해 놓았다. 그리고 이제서야 무언가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아니 물론 너무 큰 사람들이라 진작부터 무언가를 터뜨리고 있었으나 이제 진짜 이 세상을 뒤집을 만한 힘으로써 이 세상에 대항하고 있는 것일지 모르겠다. 정치에 전혀 관심 없는 나조차도 그들의 이름에 귀를 종긋 세우는 걸 보면 대단한 사람들임에는 분명하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제목 그대로 청년들에게 혁명을 촉구한다. 하지만 박경철이 촉구하는 혁명은 발산이 아니 응축이다.
이 책은 '하자, 말자' 씩의 나열된 글이 아니다. 그의 글에는 논리를 있고 그 논리는 수백년 쌓여온 고전으로부터 그 논리의 타당성에 힘을 싣고있다. 그는 하나의 꼭지를 위해 옛 성인들의 글을 차용, 그것에서부터 청년들에게 가치를 심어준다.
예를 들면 이런것이다. 그 한 예로 이 책에서 나 스스로 가장 멋지다고 생각한 한구절을 소개한다.
-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中
이글에 따른 저자 박경철의 해석은 이렇다.
그의 해석에 따르면 독자들은 피해갈 수 없는 덧에 걸리고 만다. 누군가 나는 너무 가난해서 대학을 못 나왔어요. 공부를 할 수 없었어요라고 했다면, 그것 또한 절반의 문제다. 그렇다면 왜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지 않았느냐? 또 누군가 남들은 과외하며 해외여행하며 그렇게 풍부한 환경에서 공부했는데 저는 그렇지 않았어요라고 한다면, 왜 스스로 더 독하게 할 생각은 못 했했냐?... 어느 순간이든 이 절반의 문제에서 피해 갈 수 없다. 결국 모든 상황의 운명의 여신이 허락한 절반의 행운 속에서 자기 스스로가 치뤄야 하는 혁명의 문제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 부분은 나에게 참 많이 와 닿았다. 절반의 문제라는 그 자체와 함께 또 한 가지 나에게 혁신적인 생각의 전환 혹은 방법의 전환을 제시해 주었는데, 마키아벨리의 책은 앞전에 읽으적이 있다. 하지만 그 책은 나에게 그저 하나의 텍스트였을 뿐이다. 그냥 글을 눈으로만 읽고 내려간 것이었다. 그러니 위의 구절이 있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저자는 이 구절을 자기식으로 해석하고 그 속에서 지혜를 얻었으며 그 지혜를 전달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무언가를 득하는 방법에 대한 나의 새로운 고찰이 시작되어야 하는 시기인 듯 하다. 책을 읽으며 좋은 구절을 적어야 할 것인가? 책을 읽으며 좋은 구절에 관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 생각하고 고민하고 응용해야 할 것인가? 방법은 뚜렷하지 않지만 분명 읽는 행위가 최선이 아닌 것은 확실한 듯 했다. 책을 읽은 이상으로 나에게 생각하고 사유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다. 어쩌면 사유하는 시간이 아닐지 모른다. 어느시기의 깨달음, 그러니까 理가 통하는 그 시점을 만나는 것이 필요한 것이었다.
저자 박경철은 근래에 청춘콘서트를 통해 많은 청년들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하며 이시대의 청년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 책 곳곳에 그가 했던 고민의 흔적들이 보인다. 우선 책을 펼쳐 앞부분을 읽다보면 이 책이 시중의 많은 자기계발서들과 다른게 뭔가?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저자의 내면을 읽을 수 있고 그의 진심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이틀에 한권 꼴로 책을 읽는다고 했다. 책에 따라 정독도 하고, 용어설명만 읽기도 하고... 그 독서법은 책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풍부한 독서량과 사유는 이 한 권의 책 속에 스며들어있다. 책을 통해 생각하고 사유했던 시골의사 박경철의 깨우침과 함께 그 동안 청년들을 만나면서 생각했던 그 고민이 함께 융화되어 베여있다. 그래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큰 용기를 줄 책이자 조언이 될 책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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