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청년기는 발산이 아닌 응축의 시기다!

IamDreaming 2011. 10.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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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
안철수, 박원순, 박경철...

어쩌면 이 책에 관한 관심은 책 자체가 아닌, 저자에서 나오는 아우라일 것이다. 앞서 언급한 세 명의 이름이 지금 이 순간에도 화자되고 있는 이 시대의 중심 화두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생각하는 지식인이고 실천하는 지식인이다. 자기안에 무언가를 엄청 응축해 놓았다. 그리고 이제서야 무언가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아니 물론 너무 큰 사람들이라 진작부터 무언가를 터뜨리고 있었으나 이제 진짜 이 세상을 뒤집을 만한 힘으로써 이 세상에 대항하고 있는 것일지 모르겠다. 정치에 전혀 관심 없는 나조차도 그들의 이름에 귀를 종긋 세우는 걸 보면 대단한 사람들임에는 분명하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제목 그대로 청년들에게 혁명을 촉구한다. 하지만 박경철이 촉구하는 혁명은 발산이 아니 응축이다.

그는 말한다. 20대에 준비하지 않으면 30대에 질주할 힘이 없다. 사회에 나가 자신이 준비한 모든 것을 솓아내기 위해서는 20대에 지구력과 근력을 키워야 한다. 많은 지식을 쌓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깊이있는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질주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나가는 시기가 바로 20대인 것이다...그래서 청년의 시기에는 무조건 발산하지 말고 스스로를 다스리며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 다른 사람이 가는 길을 무조건 추종하지 말고, 남들이 축제를 벌일 때 오히려 내 밭을 갈아야 한다. 가슴속에 불덩어리를 가볍게 토해내지 말고, 차곡차곡 응축해서 여의주를 만들어 입에 물어야 한다. 그리하여 인생의 본격적인 출발선에 섰을때, 그 불꽃을 힘껏 내뿜으며 거침없이 달려나가자.

 


이 책은 '하자, 말자' 씩의 나열된 글이 아니다. 그의 글에는 논리를 있고 그 논리는 수백년 쌓여온 고전으로부터 그 논리의 타당성에 힘을 싣고있다. 그는 하나의 꼭지를 위해 옛 성인들의 글을 차용, 그것에서부터 청년들에게 가치를 심어준다. 


예를 들면 이런것이다. 그 한 예로 이 책에서 나 스스로 가장 멋지다고 생각한  한구절을 소개한다.

운명의 신은 여신이므로 그녀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가끔은 쓰러뜨리거나 제압할 필요하가 있다. 운명은 거릴 두고 망설이는 사람보다 이런 사람들에게 승자의 면류관을 씌워준다. 즉 운명은 여자와 같아서 젊은 청년의 편이다. 왜냐하면 혈기 왕성한 청년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민첩하고 과감하게 여자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中



이글에 따른 저자 박경철의 해석은 이렇다.

'운명적'이라는 말은 너무 유연해서 욕망을 추구하는 나와, 좌절과 권태를 거듭하는 나 모두를 위한 변명으로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어떤 것이든 선택의 결과를 설명하는 데 이보다 더 탁월한 말은 없다........마키아벨리의 말을 빌리면, 그것은 절반의 문제다. 현실적으로 차이가 차별이 되고 기회의 문은 갈수록 좁아지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그 차이는 어디까지나 절반의 문제이며 나머지 절반의 기회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의 해석에 따르면 독자들은 피해갈 수 없는 덧에 걸리고 만다. 누군가 나는 너무 가난해서 대학을 못 나왔어요. 공부를 할 수 없었어요라고 했다면, 그것 또한 절반의 문제다. 그렇다면 왜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지 않았느냐? 또 누군가 남들은 과외하며 해외여행하며 그렇게 풍부한 환경에서 공부했는데 저는 그렇지 않았어요라고 한다면, 왜 스스로 더 독하게 할 생각은 못 했했냐?... 어느 순간이든 이 절반의 문제에서 피해 갈 수 없다. 결국 모든 상황의 운명의 여신이 허락한 절반의 행운 속에서 자기 스스로가 치뤄야 하는 혁명의 문제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 부분은 나에게 참 많이 와 닿았다. 절반의 문제라는 그 자체와 함께 또 한 가지 나에게 혁신적인 생각의 전환 혹은 방법의 전환을 제시해 주었는데, 마키아벨리의 책은 앞전에 읽으적이 있다. 하지만 그 책은 나에게 그저 하나의 텍스트였을 뿐이다. 그냥 글을 눈으로만 읽고 내려간 것이었다. 그러니 위의 구절이 있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저자는 이 구절을 자기식으로 해석하고 그 속에서 지혜를 얻었으며 그 지혜를 전달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무언가를 득하는 방법에 대한 나의 새로운 고찰이 시작되어야 하는 시기인 듯 하다. 책을 읽으며 좋은 구절을 적어야 할 것인가? 책을 읽으며 좋은 구절에 관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 생각하고 고민하고 응용해야 할 것인가? 방법은 뚜렷하지 않지만 분명 읽는 행위가 최선이 아닌 것은 확실한 듯 했다. 책을 읽은 이상으로 나에게 생각하고 사유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다. 어쩌면 사유하는 시간이 아닐지 모른다. 어느시기의 깨달음, 그러니까 理가 통하는 그 시점을 만나는 것이 필요한 것이었다.

저자 박경철은 근래에 청춘콘서트를 통해 많은 청년들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하며 이시대의 청년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 책 곳곳에 그가 했던 고민의 흔적들이 보인다. 우선 책을 펼쳐 앞부분을 읽다보면 이 책이 시중의 많은 자기계발서들과 다른게 뭔가?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저자의 내면을 읽을 수 있고 그의 진심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이틀에 한권 꼴로 책을 읽는다고 했다. 책에 따라 정독도 하고, 용어설명만 읽기도 하고... 그 독서법은 책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풍부한 독서량과 사유는 이 한 권의 책 속에 스며들어있다. 책을 통해 생각하고 사유했던 시골의사 박경철의 깨우침과 함께 그 동안 청년들을 만나면서 생각했던 그 고민이 함께 융화되어 베여있다. 그래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큰 용기를 줄 책이자 조언이 될 책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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