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부친상을 당한 동료에 대한 위로

IamDreaming 2011. 10. 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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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회사 실장님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어딘가가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하신지 1달만의 일이었습니다. 병원을 왔다갔다 하시는 실장님의 표정이 어두웠지만 곧 퇴원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버지께서 며칠 견디지 못하시고 갑작스레 돌아가셨습니다.



다음날 직장 동료들과 장례식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장례식장에 가 본 경험이 거의 없어 절하는 법도 제대로 몰랐다는 것입니다. 일단 절은 제사지낼 때 많이 해 보았으니 하면되는데, 상주를 향해 한 번 더 절을 하는 건 보기만 보았지 직접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장례식장에 가 보았지만 그 때는 그 주위를 돌아다니며 장례식 의례에 관심을 가지지 않은 저였습니다. 그 뒤 성인이 되어서는 장례식장보다 결혼식장에 갈 일이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이번이 제가 직접 부조를 해야 하는 첫 번째 장례식이었던 것입니다. 같이 간 동료분은 무슨일인지 절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슷한 시간에 맞춰 온 지인분들과 함께 고인을 향해 2번, 상주를 향해 1번 이렇게 절을 하였습니다. (그리그 부조금를 부조함에 넣었습니다.)



절을 하고 밥을 먹는데 실장님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러 테이블로 오셨습니다. 그런데 울다 지치셨는지 이제는 울지 않고 오히려 씩씩한 모습을 보이시려고 노력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진짜 제가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몰라 막막했습니다. 제 주위에 이렇게 큰 일을 겪은 사람이 없었기에 더 그러하였습니다. 게다가 실장님의 마음을 제가 헤아릴 수가 없을 것 같아 괜히 위로하는게 상처가 될까봐 더 조심스러웠습니다. 친구도 아니고 동생도 아니고 직장상사이었기에 한마디 한마디가가 더 송구스러웠습니다.



실장님께서는 이번주 상중에도 불구하고 회사일 때문에 잠시 나오셨습니다. 그런데 또 드릴 말씀이 없었습니다. '괜찮으세요?' 라고 할 수도 없고 '쉬지 않고 왜 오셨어요?' 하기도 그렇고... 어쩔 수 없이 나와야 하는 실장님이 가여웠습니다.



실장님이 나오셨던 날 비슷한 연령의 동료분들이 사무실에 들러 실장님을 위로하였습니다.





누군가는 오셔서 아무말 없이 꼭 안아주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나이는 그런 나이다. 이제 우리가 부모가 되고 자식을 길러야하는 나이니까 어쩔 수 없다. 다 겪는 일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누군가는 오셔서 어디에 묻었느냐라고 여쭈어보셨습니다. 그랬더니 실장님께서 어느 나무밑에 묻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분들이 말씀하시는 걸 보며... 나도 저렇게 여쭤보고 위로해 드리고 싶었는데 경험이 적은 저는 어떤 말씀도 드릴수도 없었고 여쭤볼 수도 없어 그저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사진캡쳐 : http://blog.naver.com/bluehill42?Redirect=Log&logNo=150024557240
(이철호씨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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