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영화 피아니스트] 유태인 학살을 다룬 영화, 가장 인상적인 장면과 영화의 역사적 가치

IamDreaming 2022. 12. 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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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는 많은 전쟁영화들 중에도 유태인 학살을 주제로, 한 개인의 생존에 초첨을 맞춤으로써 훨씬 비극적이고 생생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천명이 넘는 스태프와 420억이 넘는 제작 스케일 그리고 배우의 뛰어난 연기는 2002 황금종려상과 2003 아카데미 3개 부분 수상이라는 명예와 함께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으로 손꼽힐 만하다. 또한 이 영화는 역사의 기록이자 재현이다. 우리는 유태인학살을 다룬 영화를 보고 역사를 마주하며 다시 한번 나치의 부당함을 깨닫고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는다. 영화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감성과 이성을 자극하며, 깊은 반성과 통찰, 그리고 정의를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흑백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폴란드의 한 거리로부터 시작한다. 여유롭게 걸어다니고 있는 사람들과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은 앞으로 일어나 엄청난 일들을 보여주고 있진 않지만, 흑백화면과  슬픈음악소리는 곧 닥칠 비극을 암시한다.

영화의 전체적인 시놉시스는 유태인의 학살이 일어나는 폴란드를 배경으로, 유명 피아니스트를 주인공으로 그 주위에서 일어나는  학살과 비극, 그리고 살고자 하는 욕구에 초첨을 맞추어 전개되고 있다. 라디오 방송을 위해 여유롭게 피아노를 치고 있는 스필만, 갑자기 하는 소리와 함께 대피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독일의 유태인 학살이 시작된 것이다. 이것을 시작으로 유태인들은 집에서 살 권리, 걸을 권리, 일 할  권리, 말 할 권리 등 모든 권리들을 빼앗끼고 학대된다..1940, 그들은 게토라는 유태인 거주구역으로 이동되며, 1942년에는 단체로 어디론가 실려가고 모두 사형에 쳐해진다. 이러한 비극적 현실은 내부적으로는 유태인 경찰이라는 또 다른 신분을 만들어 같은 민족끼리의 분열을 일으키고, 외부적으로는 민족해방을 위한 저항운동을 일으킨다. 그렇게 영화는 비극적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살고자 하는 생존에 대한 갈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2.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

 

유태인 학살이라는 시대적 배경하에 영화 속 모든 장면들은 반감을 일으킬 정도로 비극적이고 처절하다. 길거리에 죽어 있는 유태인, 이러한 사람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되어버린 현실, 노인을 보고 춤을 추라고 하는 독일군, 게토벽을 통해 들어오려다 맞아서 죽는 아이. 어디로 가느냐는 질문에 가차 없이 머리를 총격당하며 죽는 여인 이 모든 모습들이 과연 현실이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충격적이다.

 

특히 게토 안에서의 밤. 갑자기 들이닥친 독일군들이 행하는 학대는 영화 속에서도 가장 비극적이다. 일어나라는 독일군의 명령에 응하지 못하는 휠체어 위의 할아버지는 결국 건물 발코니밖으로 버려진다. 버려진다라는 말이 과연 맞을 것이다. 할아버지의 죽음을 보며 충격을 받았을 가족들. 그들은 그 충격을 씻어버리기도 전에 아래층으로 내려와 독일군의 잔인한 총에 의해 죽음을 당한다. 그리고 또 한 번의 비극, 독일군들은 죽은 유태인 위로 차량을 이 끌로 가 버린다. 차에 밟힌 유태인의 비명소리. 인간이 그토록 잔인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잔인한 학살의 모습과 함께 보여지는 전쟁시의 인간의 생존본능 또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이 아닐까 싶다. 50만의 유태인이 한곳으로 모여지고, 모두 학살당하고 겨우 6만의 유태인이 남는다. 게토안에서 역시 유태인에게 음식이 제공되지 않는다.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한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죽을 훔치려다 땅에 떨어진 죽을 누워서 먹게 된다. 그들에게 음식이란 그만큼 간철한 것이다. 마지막에는 운명적으로 선택된 젊은이들만 노동현장에 남겨지고 모두 처형장으로 끌려가 처형당한다. 40만명이 넘는 동족의 죽음, 그리고 그것을 지켜봐야 하는 스필만. 그에게 생존본능은 너무나도 강렬하다. 유태인경찰이 되어버린 ‘이착’의 도움으로 겨우 빠져나온 스필만은 가족의 죽음을 알지만, 결국 자신의 생존에 집중하게 된다. 노동현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도로타와의 인연을 계기로 그는 탈출하게 된다. 도로타 그리고 그녀의 남편, 마렉은 그에게 은신처와 음식을 제공한다. 독일군의 간섭이 심해지고 음식을 가져다 줄 수 없게 되자 스필만은 허기에 굶주린다. 그렇지만 그는 살아야 한다. 어떤것이라도 먹어야 한다. 은신처의 유리창문을  통해 그는 폴란드와 유태인의 저항운동, 그리고 무참히 총격당하는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 생존 앞에서 유태인들의 저항이 무슨 의미가 있는것인지 고민한다. 지금으로썬 조국의 해방보다 자신의 굶주림과 욕구가 더 우선이다. 심해진 탄압으로 인한 여러번의 이동을 통해 음식을 갈구하는 스필만의 모습은 인간 본성 그대로를 여과없이 드러낸다.

 

이와는 반대로 독일장교 호센필트의 호의는 너무나 아름답다. 그와 스필만의 만남. 그것은 어쩌면 행운이었다. 호센필트는 굶주려있는 스필만에게 빵을, 추워하는 그에게 그의 제복을 기꺼이 주며 조금만 더 견디면 된다라는 위로의 말을 전한다. 호센필트에게 유태인학살은 같은 종족의 명령일 뿐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것이었다. 그에게는 여전히 인간에 대한 동점심과 연민, 그리고 사랑이 남아 있었다.

 

 

 

3. 영화의 가치

 

유태인 학살을 비롯한 나치시대의 문제에 관해서는 <쇼아>, <밤의 안개>, <피아니스트>, <쉰들러 리스트>를 비롯하여 많은 영화들이 제작되었다. 영화는 극적요소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연출'이라는 허구적 요소들이 분명 진실을 왜곡시키며, 그렇게 제작된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가치판단에 대한 큰 부작용을 줄 수 있다. 영화라는 것은  감독의 가치와 의도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장비, 장치들의 발달과 함께 이룩된 영상시대에 역사를 기록하고 남기기 위해 영화는 존재적으로 큰 가치를 지닌다.

 

특히 유태인학살 등의 비극적이고 엄숙한 사실(역사)에 극적스토리를 감미한 역사영화(역사를 다루고 있는 영화)는 후손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고 과거의 아픔을 숙지시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료가 된다. 영화는 이미지의 왜곡과 비현실적 구성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사실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기에 과거를 인지시키며, 우리의 위치를 바로 알기 위한 귀중한 사료이다. 특히 많은 관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영화일수록 극적연출이 더 많아지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할 수는 있겠으나, 해당영화가 다룬 역사는 더 많은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간접적 체험을 제공할 수 있고, 이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줄 수 있다. 

영상이미지는 텍스트 보다 훨씬 강렬한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역사를 다루는 감독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영화를 제작할 필요가 있다. 그의 잘못된 이데올로기는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주입될 수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데올로기는 우리들의 역사관과 세계관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기에 감독은 더 큰 감동을 위한 극적대비와 허구적 요소들을 최대한 진실에 가깝게 표현해야 하며, 관객이 영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도록 적당한 거리 두기와 마지막 여운을 통해 관객의 사유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영화 <피아니스트> 역시 유태인학살을 다룬 영화로써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특히 개인에 초점을 두어, 개인을 둘러싼 가족과 민족의 아픈 기억들을 영화 속에서 생생하게 담아냈다. <피아니스트>의 감독 로만폴란스키의 부모님이 실재로 유태인이었고, 이로 인한 트라우마를 여전히 지니고 있었기에 영화의 역사적 상황은 다른 감독들보다도 훨씬 현실적이고 진실적이었을테다. 독일장교 호센필드 장군의 등장은 극적 대비를 위한 연출로 보이기도 하나, 자칫 독일군 개인에게까지 지워질 수 있는 증오와 분노를 잘 승화시킴으로써 비교적 올바른 이데올로기와 가치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4. 나오면서.

 

이 영화가 명작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몇 가지로 추려질 있다.

그것은 역사의 반영이자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본능과 인권에 초첨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잔인성과 평화, 그리고 인권존중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고 있다. 가슴 아픈 역사였음을 인정함과 동시에 반복되지 않도록, 스스로의 인권을 지킬 수 있도록 하며, 정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도록 한다. 영화는 유태인 해방과 독일의 패배로써 끝이 난다. 결국 잘못된 독재의 종말이 가져 온 허무함과 정의의 승리를 일깨워 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유태인학살이라는 지울 수 없는 역사를 소재로 하여 영화뿐만 아니라 역사적 자료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이미지는 텍스트보다도 훨씬 강한 자극을 남길 수 있다. 극적감동을 위한 연출과 영상이미지의 강한 자극은 관객들의 올바른 이데올로기 정립에 자칫 부작용을 미칠 소지도 제공하고 있으나, 영화 <피아니스트>는 비교적 객관적이고 진실적으로 만들어진 영화로써 관객들은 유태인학살에 대해 텍스트보다 훨씬 쉽게 접근하고 과거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시작과 마지막에 들려오는 스필만의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는 해방과 평화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며, 평화로운 피아노소리와 이에 대조되는 학살과정, 그것은 학살과정의 비극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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