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나이듬, 그리고 지혜

IamDreaming 2011. 11.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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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이를 여러번 쳤던 독서치료수업이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다음주 마지막 수업을 하고 수업을 들었던 분들과 '처음'으로 점심식사를 함께하고나면 길고도 짧았던 수업이 끝이 니다. 수업초기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불같은 열정으로 책을 꼬박꼬박 읽고 수업에 임하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 열정은 빛을 잃어가고 이제는 책을 읽지도 않은채 수업에 덜렁 참가해 버립니다. 선생님은 말씀하십니다. 책은 안 읽어도 수업에는 참여하라고!


책 안 읽었다고 아무도 혼내지 않습니다. 읽으신 분들은 읽으신분들데로 책의 내용과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읽지 은 저같은 사람은 그저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우고 깨닫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저를 사랑하고 남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조금은 배운듯 합니다.
 

이번주제는 '나이듬'이었습니다. 나이들다. 죽다...
왜 죽음이 이렇게 무섭게 느껴지는가? 생명이 태어났다면 죽음으로써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당연할텐데... 영국 BBC의 다큐를 보며 죽음을 간접적으로 보고 이해했습니다. 암에 걸린 할아버지를 관찰함으로써 저물어가는 인생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는 이가 들면 기력이 쇠해서 불편할 것을 상상하지만, 어쩌면 반대의 경우일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지혜가 생기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게 됩니다. 자식들도 다 성장하여 부모곁을 떠나고 나면 오히려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스스로를 뒤돌아보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기일 수도 있습니다. 비록 몸은 쇠하지만 긴장보다는 사랑으로 충만할 것입니다.


나이듬...이것은 무섭게만 여길 것도 아니고, 또 난 젊으니까 아직 멀었어라며 피할 것도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습니다. 그리고서는 5년전에 읽었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란 책을 다시 한번 펼쳤습니다. 첫장을 펼치니 후배의 예쁜 글씨가 나타납니다. 이 책은 제가 졸업식날 후배에게 선물받은 책이었던 것입니다.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책 속의 모리와 함께하며 마음을 좀 가다듬습니다.
모리는 말합니다.


의미없는 생활을 하느라 바삐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 자기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느라 분주할때 차도 반을 자고 있는 것 같다구. 그것은 그들이 엉뚱한 것을 쫓고 있기때문이지. 자기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려면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바쳐야 하네.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헌신하고, 자신에게 생의 의미와 목적을 주는 일을 창조하는 데 헌신해야 하네.


과연 나는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합니다. 나는 과연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반성합니다.


참 이상합니다. 5년전에 읽었을때는 정말 아무 생각없이 읽었나봅니다. 똑같은 글을 읽어도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이 다릅니다. 어쩌면 같은 현상을 보고도 다르게 생각하는것. 이것 역시 나이가 들어 생각이 커지고 배려심이 커졌다는 걸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를 생각합니다. 그때는 책을 빨리 읽으려고만 했습니다. 그리고 책장을 덮으며 감동적이군!하며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책을 느리게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모리가 해주는 중요한 말들을 곱씹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죽음을 맞이한 모리가 자신의 제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모리의 사랑과 조언이 깃든 이야기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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