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IamDreaming 2012. 1.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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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 자신이 너무 '나밖에' 모르는 사람은 아닌지 하고 말입니다. 내 안의 상처만 가엽히 여겨서 다른 사람들은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건 아닌지 하고 말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삶이 피폐해 지는 것 같기도 하고, 상사들의 불합리성을 너무 비판하고 불평만 하고 있는것도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필요한 것이 무언지를 생각했고, 다른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자는 결론을 냈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시와 소설을 가까이 하고자 합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한 책을 읽었는데, 중학교 교사가 중학생들에게 시와 소설을 가까이 해야하는 이유를 적은 책이었습니다. 사실, 그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시와 소설은 타인의 삶에 공감하기에 큰 매개체가 된다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책을 많이 접한 것도 아니었고, 게다가 접한 책은 거의 자기 계발서 위주의 성공에 관한 내용이었기에 타인에 관한 공감보다는 스스로 발전하고 성장하는 쪽에 많은 생각을 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편식하지 말고, 중간중간에 시와 소설도 많이 접해볼 생각입니다. 어쩌면 어려서 일깨웠어야 할 능력을 이제서야 배우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성적위주의 삶을 살았던 우리 세대들에게 시와 소설은 항상 등한시 되던 것이었는데 이제야 이러한 문학들의 가치를 알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제가 접어든 책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입니다.

... 그런데 책이 다소 어렵습니다. 아니, 어렵다기 보다 제가 잘 이해하며 읽고 있는지, 주인공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할지 다소 난감합니다.


주인공은 이런 사람입니다.
주인공은 엄마가 죽자 엄마가 머물렀던 양로원으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그는 죽은 엄마에 대한 가여움과 슬픔보다는 더운 날씨와 그곳으로 가기위한 여정에 대한 귀찮음, 몰려오는 졸음,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묘사에 치중합니다. 그리고 장례가 끝나는 데로 곧 자신의 공간으로 돌아와 변함없는 일상에 대해서 생각하고는, 마리라는 여자친구를 사귑니다.


주인공 뫼르소는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무관심과 중립으로 일관합니다. 일에 대한 야망도 없습니다.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입니다. 여자친구 마리가 '자신을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다'라고 대답하는 모습을 보며 그가 얼마나 냉정하고 무뚝뚝한 사람인지를 확인합니다. 그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과정된 일체의 말을 하지 않으며 자기자신, 그리고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서도 이방인과 같이 행동합니다.


이 책이 출판되었을 당시 사람들은 주인공 뫼르소에 대해 어떠한 분노와 화를 느꼈을지 모릅니다. 그 시대 이 책에 큰 반항을 일으킨 것은 아마 주인공에 대한 어떤 감정때문이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저는 책을 읽으며 주인공의 무관심함이 어쩌면 현대를 사는 우리의 무관심과 어느정도는 닮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 많은 사람이 존재하듯이 주인공 뫼르소 역시 한가지 유형의 인간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책은 뫼르소가 살인을 저지르기 전과 후로 나뉘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렇게 무관심과 무뚝뚝했던 뫼르소는 살인으로 인해 감옥에 들어가면서 자신의 감정을 지각하게 됩니다. 그저 똑같기만 했던 이 세상에서 감옥이라는 장소와 판사와 변호사등의 심문과정은 그를 바뀌어 놓습니다. 그저 무관심하게 보였던 일들이 자신의 일이 되어버려 자신을 짜증나게 합니다. 그리고 결국 깨닫습니다. 이 짜증나는 일들이 결국 자신이 일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주인공의 이러한 의식적인 발전 - 즉, 무관심에서 점차적으로 자신을 지각하고 인지하는 과정은 사형직전에 최고조에 이르게 됩니다. 그곳에서 그는 감옥이라는 곳에 습관적으로 잘 적응을 하지만, 죽음을 맞이한 엄마와 엄마의 남자친구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형이라는 것에 대해 자신이 전혀 관심없이 살았음을 발견합니다. 자신의 일이 될 줄 몰랐던 것입니다. 또한 자신이 모든 일에 무관심했음도 어느 정도 인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어쩔 수 없었다는 결론도 내립니다.


주인공의 사형은 부조리한 것이었습니다. 주인공은 살인을 저질렀으나 그것은 계획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무뚝뚝한 성격, 그것은 엄마의 장례식장에서부터 보여주고 있는데, 그 성격은 결국 주인공을 부조리한 인간으로 치부해 버리며. 도발적인 살인을 계획적인 살인으로 몰아 넣습니다.


그렇게 주인공은 사형이라는 판결을 받게되었고 주인공 뫼르소는 감옥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합니다. 결국 세상의 모든것에 무관심했던 그는 마지막으로 사형을 집행 받는날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써 나를 맞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남깁니다.  결국 그는 소외된 이방적인 인간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닌 구경꾼들속에서 죽고 싶은 감정을 지각한 것입니다.

책을 다 읽고 몇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무엇을 어떻게 느껴야만 하는 것인지 난감합니다. 쉽게 쓰여진 문체에 비해 카뮈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은 너무 어려운것이었을까요?

 

과연 카뮈가 우리에게 던진 주제는 무엇이었을까? 이방인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우리 모두는 그렇게 자신조차 지각하지 못하는 이방인적인 성격을 지닌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고 평가되온 책 만큼 이 책 뒤에는 해설을 비롯한 많은 평가와 주석들이 즐비합니다.  어쩌면 책보다 해설이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러한 해설이 저의 감상을 해치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저의 이해를 도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 이해를 도왔다고 하는 편이 맞겠지만, 인간에 삶에 대해, 그리고 문학에 관해 이렇게 어려운 용어로써 평가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다소 여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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