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 - 그의 가치!, 세상을 바꾸다

처음 이 책을 받고 읽기를 시작하였을때 저자 박원순님(이하 박원순)의 글을 보고 살짝 당황스러웠다. 아니 생각이 당황스러웠다. 젊은이들에게 지금 당장 시골로 가서 살아보라니...농촌에서 살며 시골마을의 이장을 해보라고 권했다. 이런 그의 권유를 듣고 정말 잘 다니고 있던 회사를 집어치고, 혹은 취업을 포기한 채 시골로 가는 젊은이들이 있을까싶은 반감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덮을때쯤에는 아.. 농촌으로 귀농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겠구나 싶었다.


대기업, 재력, 권력, 승진, 1등, 명문대, 앞서감... 여기까지는 이 시대의 많은 젊은이들이 갈구하고 있는 가치이다. 이것들은 갈구하면 할 수록 더욱 목마르고 채워지지 않은 욕구이자 가치들이다. 박원순은 아름다운 가치사전에 등록된 가치는 분명 이 시대를 이끌어 가고있는, 혹은 지배하고 있는 위의 가치와는 사뭇 다르다. 그가 말하는 가치는 이와는 정반대의 것들이며 채우는 것이 아닌 내려놓아야 하는 가치들인 것이다.

정의, 명분, 용기, 창의, 호기심, 열정, 신뢰, 배려, 겸손, 비움, 느긋함...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섬길 줄 아는 박원순이었기에 그는 최초로 시민단체에 출근한 변호사가 되었고, 자신을 낮추다가 어느순간 서울 시장이 되어버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어버렸다. 그는 말한다. 자신을 낮추다보면 버리다보면 어느새 높은 곳에 올라가 있다고...


대한민국의 최고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써 (변호사;법률계)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겸손한 삶을 살았기에 이렇게 역설적이고 드라마같은 인생을 만들어 낼 수 있었으리라... 


놀라운 것은 저자 박원순의 강의를 듣고 기꺼이 재물과 재력을 포기한 무료법률변호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또 아이러니한 것이 이 무료법률변호사를 돕기 위한 기부자가 생겨나고... 말 그대로 선(善)이 또다른 선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박원순으로 인하여 변호사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위해 삶 자체를 바꾸어 버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대학에 가지 않고 자신의 꿈을 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기업에서 벗어나 더 보람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삶이 아닌 삶의 보람에 무게에 두고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사례들이 책에 소개되고 있다. 


박원순, 희망 제작소, 아름다운 재단... 한사람의 생각이 작은 무리의 생각이 되고, 작은 무리의 힘이 큰 단체의 가치가 되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책을 읽으며 사실 나의 가치관에도 작은 혼란이 생겼다. 아직 실천해보지는 못하였지만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가치관이 과연 옳았던가를 성찰하게 되었다. 그리고 언제쯤 나의 욕심을 내려놓을지도 고민할 수 있었다. 부끄럽지만 지금 당장 모든 욕심을 내려놓지는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어느정도의 경계는 만든 것 같다. 그리고 기부단체나 시민단체에도 관심을 가져볼 생각이다. 앞만 보고 달려가기 보다는 뒤돌아 보며 성찰하고 나누고 베풀며 천천히 걸어가야 겠다는 생각도 든다. 


박원순은 내려놓으라고 하지만, 그가 말하는 것은 우리를 짖누르고 있는 각종 스트레스들, 즉 권위, 재력, 욕심과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공부와 지식, 그리고 체험, 열정과 같은 가치들의 중요성은 강조한다. 이것만은 우리가 내려놓지 말아야 할, 계속해서 지고 가야할 가치인 것이다.


박경철의 자기혁명이 인문학을 녹여 놓았다면,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은 박원순의 체험과 생각을 녹여놓은 책이다. 두 책은 분명 다른 색을 가지고 있지만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인생과 가치를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한다. 무작정 일류를 향해 뛰면서 최고가 되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천천히 생각하며 자신만의 색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라고 한다.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에는 저자가 그간 읽었던 책의 좋은 구절들을 싣려있다. 성인들의말씀이며, 우리가 음미해 볼 가치가 있는 구절이 많다. 또한 아이디어 제조기-박원순이 생각해 놓은 많은 신생 직업들이 기재되어 있다.


1등에 급급한 삶이 아닌 자신만의 색을 가진 삶을 살았기에,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닌 베풀며 사는 인생을 살았기에 박원순 그는...
1등보다 훨씬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던게 아니었을까...


그런 그가!
지금 이순간!
세상을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