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라는 세계 - 어린이를 향한 따뜻함이 묻어나는 책

 

 

“원래는 내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

.....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자꾸 어린이 이야기가 나왔다....”

내가 읽어 본 책머리 중에 가장 따뜻하고 설득력 있는 글이었다.

 

양육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교육 이론가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어린이들의 심리를 연구하는 사람도 아니니깐 어린이들에 관한 글을 적기에는 약간의 망설임도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김소영 작가는 어린이들에 대해, 어린이들의 세계에 관해 글을 적기로 했다. 왜냐면 그녀는 어린이책 편집자로 그다음엔 독서교실 선생님으로 이십 년 남짓을, 어린이들을 위해 일했으며, 누구보다 어린이들을 많이 생각하고,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살고 있는 사람이니깐.

 

책을 읽고 있으면 김소영 작가의 마음이 보인다.

어린이들을 최고로 대접하고픈, 어린이들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은, 어린이들 곁에서 힘이 되어주고 싶은, 그리고 어린이들이 지금 현재를 마음껏 누리게 하고픈, 그리고 어린이들을 잘 성장시키고픈 그런 따듯한 마음!!

 

어쩌면 그녀의 어린 시절이 조금은 슬펐던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읽으며 공감하는 나 역시 어린 시절이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건 아니었다. 부유한 것도 아니었고, 우등생도 아니었으니깐. 그래서 그녀의 마음이 더 잘 이해되는 거였고, 다음 세대인 우리 어린이들은 더 행복한 어린 시절을 맞이하고 더 많이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상처받기엔 그 마음이 너무 여리니깐.

 

이렇게 읽고 보니깐 어린이들의 세계란, 진짜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세계는 어른들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작고 둥글고 포근한 세계일 것 같다. 학교폭력이 난무하고, 비정상적인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그런 따뜻한 세계를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의 탓이 크다. 그들의 세계는 계속해서 보존되고 지켜져야 한다.

 

김소영 작가의 글이 너무 따뜻하고 좋아 내친김에 그녀의 또 다른 책인 ‘어린이 책 읽는 법’을 주문해 본다.

'어린이라는 세계'는 단순히 밑줄 긋고, 요약해서 넘겨버리기가 너무 아까운 책이다. 문장 하나하나에 어린이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에 배어있다. 책을 잃으며 이런 글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게 ‘행운’이라는 것과 이런 따뜻함과 더 오래도록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