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준거집단과 이상향

IamDreaming 2010. 10. 2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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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인맥관리","인적네트워크","사람이 재산이다" 등 사람과 관련된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업무스타일, 업무의 성격, 그외 기타 복지 등도 중요하지만 사람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는 소리일 것이다.
한 직장속에서의 인맥은 본질적으로 한계가 있으며, 또 내부적인 친분은 각종 루머와 소문에 시달릴 경우가 많아 우리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다른조직의 사람들과 친분을 유지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자신과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다.

자신과 비슷한 일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첫째, 업무적으로 비슷한 일과 사람들로 구성되어, 인맥의 확장이 가능하고  필요한 순간에 도움받기 좋고,
둘째,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대화상대가 될 수 있고,
셋째, 다른 회사소속이라 경쟁상대가 아니므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업무상 참가한 모임이 하나 있었는데, 이  모임이 처음에는 나의 준거집단이었다.
- 내가 해보지 못한 것들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찌나 멋지고 대단해 보였는가?
- 나 또한 반드시 저 일을 해리라!!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근거와 기준,바로 그것을 마련해준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준거집단 [ reference group, ]

개인 스스로가 그것의 구성원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또 그것의 규범을 따르게 되는 집단을 지칭하는 사회학적 용어. 말하자면 우리가 어떤 사람들이나 집단의 가치와 기준을 준거의 틀로서 받아들이게 될 때, 그 사람들이나 집단은 우리에게 준거집단이 된다. 학교집단, 노동자집단, 또래집단, 사회집단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개념은 지위의 심리학을 연구한 하이만(Hyman)과, 베닝턴 칼리지 연구를 한 뉴컴(Newcomb)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스토우퍼(Stouffer)는 미 육군 사병들 사이의 불만족을 설명하기 위해 이 개념과 관계 있는 ‘상대적 박탈’이란 개념을 사용한 바 있다. 쿤(Kuhn)과 같은 상징적 상호주의자들은 자아의 발달과 유지에 중요한 준거범주의 정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헤위트(Hewitt, 1984)와 같은 사람은 준거집단의 의미를 사람들이 부러워 하고 따라서 그것의 기준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상위의 사회계급으로 사용했다. 쿤은 준거집단이란 한 개인이 어떤 목적으로 함께 할 수 있지만 그러나 자신의 자아정의에 반드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는 볼 수 없는 그런 범주의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한번 두번, 모임을 참가하여 준거집단에 대한 개념이 흔들린다. 
스스로가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박탈감과 함께,
이 모임의 사람들이 과연 내가 따라야 할 사람들인지에 대한 불신.

몇달동안 이어져 온 행사를 통해서 나름 다양한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인연을 쌓았다.
그렇지만 흔들리는 나의 이상과 박탈감을 주체할 순 없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모임에서 탈퇴하기로 한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어느 조직에 귀속될 것이다.
그 조직, 모임이 강제든 아닌든, 어딘가에 소속된다는 비슷한 경험을 겪게 되지 싶다. 
스스로 준거집단이라고 생각한 곳이 흔들리게 될때, 
나는 과연 어느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 것일까?

애초에 소속감이라는 것을 만들지 말걸 그랬나 하는 후회..

어쩌면 흔들리는 것은 그 집단이 아니라, " 나" 였을지도.
애초의 나의 이상향이 이제는 바꿔버린 것이다. 
따라하고 싶었던 집단은 이미 과거가 되어버려, 또 다른 이상향을 찾아 멤돌고 있다. 
또 다른 무언가를, 아님 더 큰 무언가를 해보려는 욕심에...

더 이상 소속되고 싶지 않은 그 모임의 사람들...
오늘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쓰친다.
너무 행복하던 사람들과의 관계 - 이 관계가 이제는 불편하다.

사람이란 항상 이렇게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으며 사는 모양이다. 
하소연할 곳이 딱히 없다.
모니터 속 이 하얀 백지가 나의 마음을 헤아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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