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해운대 달맞이고개 - 옛날손짜장집

IamDreaming 2011. 1. 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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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달맞이고개라고 하면 문득 생각나는 느낌은 뭘까?

동네사람들이 츄리닝차림으로 산책하는 곳일까?
연인들이 이쁘게 차려입고 커피를 마시러 나오는 곳일까?

내가 이제껏 가졌던 느낌은 후자일것이다. 해운대 달맞이고개라 하면 데이트코스, 드라이브코스 정도의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까?
해운대주민인 아닌 남구주민이라서 이런 생각이 더 강하게 드는 것일까?

친구와 함께 오랜만에 해운대 달맞이 고개를 찾았다.
달맞이 고개의 밤 정경은 마치 외국관광지를 연상케하듯 잔잔힌 불빛이 참 아름다웠다.


길게 뻗은 도로 옆으로는 예쁜 건물들이 아기자기하게 늘어져 있다.
높지 앉은 아담한 건물이다. 2층 정도 높이에 디자인도 세련되고 멋져보였다.
그 중 한곳이 내 작업실이라면 얼마나 행복할까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마치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그곳에는 각종 브랜드 커피숍과 스테이크전문점, 그리고 다양한 음식점이 들어와 있었다.

그런데 그 속에 어울리지 않게 짜장면집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이런데 와서 누가 짜장면을 먹는다고 이런게 가게를 차리남? 생각했다. 화려하지 않는 외관에 간판까지 촌스러웠다.

스테이크를 먹으로 간 참이었는데, 런치타임할인이 끝나버린 탓에 갑자기 비싸진 스테이크 집을 들어가지 못하고 뭘 먹을까 궁리하다 결국 그 촌스러운 짜장면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친구가 갑자기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주방장이 직접 면을 때려 얇게 뽑아내고 있었다.

친구와 둘이 짜장과 짬뽕을 나란히 시켰다.
오! 그런데 예상외로 짜장면이 맛있었다. 손짜장이라 그런지 면도 쫄깃쫄깃했고 짜장면과 짜파게티의 오묘한 맛이 입맛을 돋구였다.
같이 시킨 짬뽕에는 각종 해산물이 듬뿍 담겨져 있었다.
개인적으로 짬뽕이 마음에 들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해산물과 얼큰한 국물맛이 좋았다.

달맞이 고개! 이런곳에 짜장면집이 위치에 촌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이런곳에 짜장면집 하나 있는것도 서민들을 위한 축복이 아닐까싶은 생각이 들었다.
짜장면 5,000원, 짬봉 6,000원 - 가격도 저렴했고 화려하지 않아 부담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예쁘게 차려입지 않고 츄리닝을 입고 오던, 데이트를 위해 쫙~빼입고 오던 그 누구도 상관하지 않을 터였다.
실제로 그곳에는 마치 계모임을 하러온 아줌마들 무리와 가족4명, 그리고 쓸쓸하게 혼자 온 아저씨,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앉아 맛있게 짜장면과 짬뽕을 먹고 있었다.







* 위치 : 해운대 달맞이 고개 - 해운대맛집 "알렉산더 1층"
* 식당명 : 옛날 손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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