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독서치료] 마음속의 그림책 - 부모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의 호소문

IamDreaming 2023. 1.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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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 재작하며 상담교사와 심리치료사로써 활동하고 있는 이희경씨가 교직에서 부모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아이들을 만나고 위로해 주었던 사례들을 책으로 엮어 놓은 것입니다.

 

이 책을 펼치고 1/3 정도를 읽었을 때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내 마음이 이렇게도 아프고 슬픈데 상처입은 아이들의 마음은... 누구한테 말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표출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어느때는 주눅으로 또 어느때는 반항이라는 방어기제가 나타나는 그 상처 받은 아이들의 편지에 저도 어느 부분 공감이 되는 것인지 서러웠습니다. 눈물이 흘렀고 늦은 저녁 이렇게 울면 아침에 눈이 퉁퉁 부을 것 같아 책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읽었습니다.




 


# 모범생인 학생이 더 이상 부모님의 꼭두각시가 되기 싫어 가출한 학생 이야기

그의 아버지는 '너같은 놈이 공부는 안하고 웬 병문안이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리고서는 '어릴적 너만큼만 지원해줬다면 내가 뭐가 되어도 되었겠다, 너는 뭐냐?' 있는 모욕, 없는 모욕으로 학생의 자존심을 짓 밟았습니다. 그리고 학생은 100만원을 훔쳐 가출했습니다. 이 학생에게는 그냥 조용한 휴식이 필요했을 뿐입니다.

 

# 초등학교 때 발명왕이 꿈이었던 학생 이야기

그 때는과학이 좋아 과학상자조립 우수상을 받고, 고무동력기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전교생 앞에서 단상에도 여러번 섰습니다.그러나 그로 인해 수학성적이 떨어지자 아버지는 과학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고 가장 비싼 수학학원으로 보냈습니다. 하지만 수학은 아무리해도 머리에 들어오질 않고 결국 성적은 바닥을 쳐 H공업고등학교에 지원, 아버지에게 모욕적인 말만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흥미없는 것만 중요하다는 부모님께 해드릴 수 있는 효도는 없습니다.

 

# 비교가 심한 '아이중독증'을 가진 어머니을 가진 학생 이야기

아이의 성취도와 어머니의 성취도가 뒤섞여 있는 아이는 주체성에 혼란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런 어머니는 일 중독증과 비슷하게 쉽게 화를 냈다고 기분이 좋아지기를 반복하는데 왜냐하면 아이들이 절대로 이 어머니의 의존 욕구를 만족시킬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의 학생은 엄마 앞에만 서면 무기력감이 들면서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때 마다 못난 자신도 싫고 엄마도 싫습니다. 그냥 엄마가 학교도 얼마 못다니고 평범하고 착한 분이어서 나를 생긴대로 사랑해주고 칭찬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때리는 아빠, 약속을 지키지 않는 엄마를 가진 학생 이야기

기대에 못 미치는 자식일지라도 왜 자식에게 한 마디 변호할 기회는 안주시는 겁니까? 자녀의 변화를 위해 택한 방법이 반드시 때리는 것이어야 합니까? 엄마는 약속을 지킨것이 없어요. 아버지에게 이르지 않을게, 일단 집에 들어오면 절대 잘못을 묻지 않을께등...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놈입니다. 나는 나를 미워하니까요. 왜냐하면 엄마는 말로 사람 기를 죽이고 아빠는 몽둥이로 사람 기를 죽이니까요.

 

# 극심한 가난으로 품행장애가 된 학생 이야기

좋기만 했던 아버지는 어느순간 폭력을 쓰지 시작했습니다. 후에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고 어머니는 당뇨병으로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집은 기울어져 갔고 아버지의 실수로 집에 불까지 났습니다.

'너무 힘들다. 사내자식이 이런 말 하면 안 된다는 생각도 하지만 그래도 너무 힘들다. 다른 친구들도 나처럼 이렇게 힘들게 살까?' 이 학생은 결석, 지각, 담배,술 등 청소년 품행장애아가 갖는 모든 조건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어릴적부터 육체적 정신적 학대를 받아왔으며 정서적 결핍때문에 방황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 것입니다.

 

 




이 시대의 부모님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도 자식이 알아서 잘 커주기만을 바랬던 것을 아니었는지요? 아이들도 자신의 일을 해명하고 변경할 기회가 필요했는데 그것마저 없어, 아니 있다고 해도 어떤식으로 무엇부터 말해야 하는지를 모르는데 그것마저 억압하고 주눅들게 만들진 않았는지요?

 

각 사례들은 제 각기 달랐고 상처입은 아이들의 사연도 여러가지였습니다. 저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 낸 부분도 있었고 아무도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한 부분도 물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슴 한켠이 답답한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수십년간 심리치료를 해 온 이 책의 저자 이희경 선생님은 마음이 아픈 학생들을

 

<물고기 가족화 >(어항속에 그려진 물고기의 모습을 통해 반영되는 상황과 상태를 유추)

<가족에 대한 상징적 표현>(동물, , 감촉, 날씨, ,맛 등을 통해 가족 구성원을 비유)

<나무그림>(그려진 나무의 뿌리, 가지, 잎 등을 통해 자아상을 유추)

<양서활용>(양서를 읽고 교휸, 느낌 등을 표현)

 

등의 방법을 통해 상처의 상태를 확인하고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강압적으고 통제적인 방법이 아닌 격려와 칭찬으로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이 포기할때 이희경선생님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었습니다.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들의 아픔을 공유하는 것이었고, 이 극한 상황이 아이들의 삶을 결정 짓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지금 상황이 아프고 힘들지만 열심히 잘 자란다면 훨씬 괜찮은 상황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었습니다.

 

수년간 아이들의 아픔과 함께 해 온 이희경선생님은 말합니다. [마음속의 그림책]은 부모들에게 자녀들을 제대로 사랑해달라고 호소하기 쓴 책인데, 정작 부모님들은 읽지 않고 현직 교사들이나 사회복지사, 심리상담사들이 주로 읽습니다라고 말입니다. 사실 이책은 현직 교사들은 물론 교대나 사범대학 학생들에게 필독 도서가 되었으며, 문헌정보학과 학생들이나 독서치료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논문을 쓸 때, 일반 도서로는 최다 인용 도서가 되었다고 합니다.

 

 

 

부모는 말합니다.

부모는 자식들에게 옷이며 책이며 부족한 것 없이 물질적으로 채워주는데 왜 아이가 저 모양으로 삐뚤어지는 걸까?

 

 

아이는 말합니다.

내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왜 몰라주는 걸까? 얼마만큼 더 아픈표정을 짓고 아픈척을 해야 하는것일까?

부모라면 내 마음 아픈 것 쯤은 알아야 하는거 아닐까? 부모에게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증오감은 어떻해야 하는가?

 

 

 

이 책은 순전히 상처를 받은 아이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어느시대든 그렇듯 이 시대에도 역시 준비되지 못한 부모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상처와 눈물에 가슴 아프게 책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생각도 했습니다.'옛날에는 애들 막 낳고 막 키웠고, 잘 크는 애들은 다 잘 알아서 크는데 왜 어떤 애들은 가출하고 술 먹고 이 모양일까? 부모라고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줘야 하나? 이해할 수있는 경계는 어디인가?' 등등...부모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부모의 폭력, 가난, 아이중독증 등의 극적인 상황이 아니고서는 도대체 누구의 편에 서야 하는 것인지 모르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과연 누구지 잘못인지. 왜 부모들은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지 못하고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일까?결국 답은 소통이고 이해입니다. 많은 가정에서 그랬듯이 자녀교육에는 일방적인 지시만 있을뿐 서로에 대한 이해는 없었습니다.자식을 자식으로써 소유하려했지 한 사람의 인격으로 생각해 주지 못했습니다.부모와 자식사이에 기대과 억압만 있을 뿐 서로가 진정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내가 부모가 되면 어떨까? 아니, 지금 내가 당장 상대방에게 혹은 부모님에게 하는 행동은 어떤가? 이러한 관계 속에서도 내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이런 내가 부모가 된다면 자식에게 얼마만큼의 기대치를 가지게 될 것인가? 만약 관계가 소원해 진다면 어떻게 될까?

 

아니, 나 역시 풀리지 않은 마음의 상처를 지닌 채 부모가 되어 버린다면 또 어떤 상처를 낳게 되는가?

과연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하는지...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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