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독서치료] 스캇 펙의 거짓의 사람들 - 인간의 악에 관한 진지한 접근

IamDreaming 2023. 1. 1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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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치료의 마지막 시간. '아직도 가야 할 길', '끝나지 않은 여행' 등 스캇 펙의 여러 책을 읽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수업에 의무를 다하지 못한 나는 책을 읽지 않고 수업에 참가했고 이제야 스캇 펙의 여러 책 중 한 권을 읽었다. '거짓의 사람들'!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주말, 영화도 보고 싶었고 옷구경도 가고 싶었지만, 난 이 책을 읽는 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았다. 그의 책은 분명 내 모든 기회비용을 넘어설 만큼 가치있고 교훈적인 것이었다. 앞서 읽었던 많은 책들과 비슷한 내용도 있었고, 정신과 의사로서 더 실험적이고 관념적이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책 속의 스캇 펙은 인간에 대해 진실했으며 인간적이고 진지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와 책에 대한 믿음으로 보다 열심히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스캇 펙은 거짓의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거짓의 사람들이란 악으로 위장한 사람들로써 상대에 상처를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전혀 죄의식을 가지지 않는 사람들이다. 죄의식을 가지지 않는다라고 하면 보통 범죄자를 상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캇 펙의 경우는 다르다. 그가 이야기하는 거짓의 사람들은 우리의 부모가 될 수 도 있고, 직장 동료가 될 수 도 있다. 즉, 우리 주위의 사람들이며, 사회적으로는 너무 완벽한 사람들이지만 미묘하고 교활한 방법으로 악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것은 너무 미묘하여 다른 사람들 눈에는 쉽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스캇 펙은 자신이 상담한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거짓의 사람들로부터 어떠한 결과가 생기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 예로 함께 변호사일을 하고 있는 R씨 부부가 있다. 얼마 전 아들 '로저'의 성적이 급속히 떨어졌고 학교에서는 아들의 정신과 상담을 권했다. 그들은 스캇 펙을 찾아왔고, 스캇 펙은 그들에게 적당한 심리학자를 소개해주고 조언도 해 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스캇 펙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았으며 아들에 대해서도 전혀 공감하지 못하였다. 당시 스캇 펙은 아들의 의사대로 기숙사학교로 보낼 것을 권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조언을 무시했다.
공감받지 못한 아들은 이후에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일까지 벌였으며 그 이후의 삶은 알지 못한다. 부모는 자신들의 생각데로 아들을 "조치"해 버렸으니까...

 



변호사 부부는 아들에 대한 이해보다는 아들을 위해 정신과 의사를 만나보았으며 아들을 위해 모든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거짓으로 위장한 채 살아갈 것이다. 덧붙이자면 조언을 듣지도 않은 채 스캇 펙에게 감사의 선물까지 보낸다. 그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했으며 선물을 보낼 만큼의 센스를 지녔다. 하지만 그들은 아들 로저에 대해서만은 둔감성으로 무장했으며 아들의 행동에 대해 자신들을 탓하기보다 유전적인 이유를 들며 죄책감을 거부했다. 스캇 펙에 의하면 그들은 거짓의 사람들이며, 악의 존재이다. 결국 아들은 그들의 희생량이 되었다.

 


그는 인간의 악에 대해 깊은 성찰을 꾀한다. 그것은 형이상학적이며 관념적인 악이 아니다. 바로 우리 주위에 있는 악이며 실존하는 악을 말한다. 그는 금기시 되었고 연구되지 않았던 악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악적인 영향을 발견하고 질병이라 칭하기도 한다. 물론 스캇 펙은 직관적인 판단으로 선과 악을 구별하는 무분별한 사람은 아니다. 그는 오히려 인간의 악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정신과 의사답게 많은 심리학적 지식들과 그러한 이유들을 담고 있다. ) 인간의 악을 기술하는데 있어 그의 논리는 정교하기까지 하며 삶과 이어져 있기에 설득력이 있다. 스캇 펙은 등한시되었던 '악'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악에 관한 이론은 많지 않다. 그러므로 스캇 펙은 자신의 경험과 에드히 프롬의 논리를 자주 인용한다. 스캇 펙은 책머리에서 이 책은 위험한 것이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인간의 악에 대해 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통한 내가 판단한 악은 이런것이다. 악한 인간은 공감하지 않는 사람이며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위선과 위장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한 조금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다.(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병적인 나르시시즘, 혹은 게으름 등... 원인이 무엇이든...) 이러한 모호한 정의에 의하면 누구나 악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누구나 상대방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를 입히니 말이다. 하지만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악한 사람이 되느냐 선한 사람이 되느냐도 어디까지나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조금 더 남을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에 의해 악이 사라질 수 있다. 이미 악한 사람이 된 사람이라도 자신의 의지에 따라 악을 벗어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사실, 인간성에 대해, 인간적인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이 그리 위험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악의 치료법은 결국 '사랑'과 '선'이라고 스캇 펙 자신이 결론내리고 있는 것처럼 결국 우리는 더 큰 사랑으로써 그 악을 보듬어야 하며, 악을 깨울 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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