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내내 텔레비전에 빠져 ‘시간죽이기’ 놀이를 하던 내가 나이가 들자 이제 소설책이 좋아졌다.
텔레비전에서 느낄 수 없는 ‘느림의 미학’때문인지,
책이 주는 ‘지적허영심’때문인지,
책만의 매력을 이제야 서서히 알아가는가 보다.
하지만 책이라고 다 재미있는 것은 아니고...
잡생각으로 복잡한 내 머릿속을 잠재우고자 내가 선택한 것은 바로 바로 이 소설책!
때로는 시간죽이기용으로, 그리고 때로는 작가들의 고유한 문체를 비교해가며, 또 때로는 주인공들의 삶을 더 생생하게 받아들이고자 한 나에게 이 소설책이 주는 묘미가 쏠쏠하다.
그래서 이번에 구입한 책은 김연수 작가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이 책은 미국으로 입양된 ‘카밀’이 자신의 친엄마를 찾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양엄마는 친구같은 느낌으로 따뜻이 대해주었지만 진짜엄마에게서 느낄 수 있는 친밀감을 주진 못해서인지 카밀은 양엄마가 죽은 후 운명적으로 끌린 남자친구 유이치와 함께 한국의 엄마를 찾아나선다.
한국에 온 카밀은 그 누구에서도 엄마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고 사람들의 차가운 반응과 그들이 헤대는 거짓말의 혼란속에서 힘들어한다.
그러다가 자신의 엄마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되고 미심적은 카밀은 그 죽음을 정체를 찾아나선다.
17살의 소녀, 죽음, 자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엄마를 찾는건 카밀의 운명이었다.
카밀은 어린 엄마, 악마같은 세상, 그 속 차가운 시선 속에서 홀로 쓸쓸히 죽어간 17살의 엄마를 보고싶었고 이유를 알고 싶었다.
카밀... 엄마가 붙여 준 한국이름 희재...
희재의 엄마를 죽인건 그 자신이 아니었다. 그것은 주위사람들의 모함이었고 거짓이었다.
희재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엄마를 죽게 만든, 20년이 훨씬 지난 그때의 사건들이 파헤쳐진다.
한 소녀를 죽게 만든 그들조차도 말할 수 없어 함구하고 있었던, 아니 생각조차 잊고 살았던 그 진실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그리고 한 순간에 잊혀졌던 희재의 엄마, 그 어린 소녀는 다시 기억된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파도가 바다의 일인 듯, 카밀은 엄마를 찾아야만 했다.
착하디 착한 엄마는 늑대들 속에서 울고 있는 한마리의 어린 양이었고, 그 어린양은 아무도 구해주지 못했다.
'책과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희영의 브랜딩 법칙 ; 브랜드와 마케팅을 위한 추천책 (2) | 2022.11.30 |
---|---|
[경제적 자유-1]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오건영 지음) (0) | 2022.11.29 |
엄마까투리와 황소아저씨 (8) | 2012.08.30 |
은교 - 작가 박범신, 그의 필력에 놀라다 (8) | 2012.08.23 |
개구리네 한솥밥 (지은이 백석) (2) | 2012.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