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마루 밑 아리에티] 나 이제 늙었나봐!!

IamDreaming 2010. 9. 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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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전쯤, 영화관에서 "마루 밑 아리에티" 전단지가 우연히 눈에 뛰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너무 감동깊게 본 이유도 있지만,
최근 작품들의 주제가 폭력과 연애에만 국한되어 식상한 이유도 있었다.
오랜만에 동심을 느끼고 싶고 애니메이션이란 장르가 크게 끌렸다.

특히나 "마루 밑 아리에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만든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이라 하지 않는가!!
추석연휴, 시간을 내어 드뎌 보고시펐던 마루 밑 아리에티를 관람하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영화답게 어린친구들이 엄마와 함께 관객으로 영화관을 채우고 있었다.

10cm 하루에티, 빨간원피스와 머리에 꼽은 집게가 너무 앙증맞다.
수저보다 작은 크기로 걸어다니는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그 애처로운 다리로 인간이 쓰는 각설탕을 빌려오기 위해 아빠와 무거운 배낭을 메고 여정을 떠난다.
많이 남지 않은 종족이기에, 인간에게 들키는 날엔 큰일이다.
조심조심...
자신의키에 100배가 넘은 탁자위를 올라 각설탕을 챙기고, 이참에 티슈도 한장 뽑아갈 생각이다.

이런..
심장이 아픈 아이. 쇼우에게 그만 들키고 만다.
어쩐담..
각설탕과 티슈 필요한 물건이었지만, 그 자리에 둔 채 얼릉 집으로 돌아간다.
인간에게 들키는 날엔 모든것이 끝이기 때문이다.

쇼우..
아빠에게 듣던 인간들과는 다르다.
자신과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곤..
마루 밑 세계의 규칙을 어리고 다정한 쇼우와 친구가 된다.

그렇지만....
곧 아리에티 가족에겐 시련이 닥친다.
자신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한 인간에게 그 정체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결국 아리에티 가족은 그들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새로운 길을 떠나게 된다.
이로써 쇼우와 아리에티의 아름다운 우정은 끝이 난다.

물방울이 살짝 서려있는 선명한 녹색의 나뭇잎.
10cm 소녀보다 큰 풀벌레.
마루밑 아리에티의 작은 집.

동심을 울리기에 너무나 아름답고 순수한 영화였다.

그렇지만 왠지 모르게 잠이 왔다.
나도 모르게 갑자기 나타날 스펙터클한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었나보다.
잔잔히 흐르는 줄거리와 노래.
아리에티가 쇼우를 떠나 인간이 모르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
그리고 나오는 노래.
노래가 끝나고 뭔가 새로운 여정을 기대하고 있는데
영화가 끝이나 버렸다.

난...
쇼우와의 재회라든지,
아님 다른 곳에서의 새로운 일상을 상상했었는데.
잔잔한 감동...

잔잔한 감동을 가슴깊이 느끼기엔 이미 내가 너무 늙었나보다.
아니 동심을 읽어버렸나 보다.
뒷좌석의 어린아이들은 서로 귀엽다고 수근수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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