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화성 男, 금성 女 ??

IamDreaming 2011. 1.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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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입이 무겁다고 했던가요? 여자들은 친구들이랑 무슨 할 얘기가 그렇게 많다고 했던가요?
요즘 개그콘서트의 남하당과 여당당이 싸우는 걸 보면 정말 공감되고 웃겨 죽습니다.
그만큼 남자와 여자사이에는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 거겠죠?
제가 20살때는 존 그레이의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마치 교양서처럼 읽고 남자들을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남자들은 화가 나면 자기만의 공간에 숨어 곰곰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러더군요.




얼마전 남자들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확 뒤집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남자들도 친구들과 엄청난 수다를 떨고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연애사를 상담받고 있다는 거죠.
이제 더 이상 여자친구들과 수다떨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여자들을 탓할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남자들이 과연 여자와 달랐던가? 의문이 생깁니다.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시작한 이후 헤어져야겠다는 결심을 할만큼 크게 싸운적이 있습니다.
아니 싸웠다기보다 저의 일방적 '서운함'이자 '다름'을 인정하지 못했던 거겠죠.

남자친구와는 대학 스터디에서 만났습니다.
저는 졸업을 한 이후었고, 남자친구는 재학중으로 스터디회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비록 대학생들의 스터디라고 하지만, 남자친구가 느끼는 책임과 의무감은 보통사람답지않게 막중했나 봅니다.

어느날, 선배의 결혼식에 함께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 아는 선태들 사이에서 남자친구는 결혼식 주례를 보았고, 이후에는 식당을 잡고 그쪽으로 인내하고 여러가지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그렇게 바쁜 날이었기에 저한테는 따뜻한 눈길 한번 주지 않았습니다.
선배들사이에서 얼마 안 된 여자친구를 챙기기가 쑥스러웠는지, 혹은 너무 큰 직책을 맡고 있어 자신의 일에 충실했던건지 자기의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남자친구가 섭섭해 미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곰곰히 생각을 했고, 남자친구에게 섭섭하다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는 저의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아니 제 행동에 화를 냈습니다.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 헤어지기를 결심했습니다. 평생 이렇게 섭섭하게 살 수는 없었으니깐요.
남자친구는 제가 한 행동들이 이해가 안 되는 모양이었습니다.

암튼 우여곡절 끝에 결국 서로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 지금은 너무 행복하게 잘 만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스터디 선배를 따로 만날 일이 있어 커피숍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죠.
이야기를 하다 우리 싸운 이야기가 나왔느데 어찌된 일인지 선배가 그 내막을 다 알고 있더라구요!

어. 이상하다.
그걸 알리가 없는데 왜 다 알고 있는거지?

선배는 마치 제가 그때 남자친구의 입장을 이해해 주지 못했다는 식으로 예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남자친구의 역할은 아주 막중해 여자친구를 챙길 상황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저는 제 나름의 변명을 했죠. 그때 저도 사람들 만난지 너무 오래되고,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서먹했는데 남자친구까지 안 챙겨주니 마음이 너무 허했다구요. 그랬더니 선배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랬구나! 그런건 이야기를 미리 했어야 한다 그러더라구요.

제 입장은 생각치도 않고, 남자편에서 이야기하는것도 속상한데 그것보다도 아니, 남자친구가 그런 이야기를 홀라당 선배한테 다 해 버린 겁니다. 그것도 제가 모르는 베스트프렌드한테 한 것도 아니고, 언제든 볼 수 있는 선배한테 수다쟁이처럼 다 해버렸습니다.  아마 고민상담을 받으려고 그래겠죠.

그래도 그렇지 남자들은 입이 무겁다 하지 않았던가요? 남자들은 화가 나면 한동안 숨어 생각만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친구나 선배한테 하며 자기를 합리화시키고 있는건가요? 이런 남자들이 여자들이랑 다른 건 뭡니까?


다시 남자친구들 만나 따졌죠.
아니, 그때일을 이 오빠가 다 어떻게 아는데? 그걸 고새 다 일러바친거야? 했더니,
남자친구는 그 얘기 이제 하지말자, 다 지났잖아 하며 살 웃으며 제 눈을 피합니다.

남자건 여자건 이럴 때보면 다 똑같습니다.
그냥 붙잡고 이야기하고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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