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박찬욱의 색을 그대로 담아 낸 아이폰 영화 [파란만장]

IamDreaming 2011. 2. 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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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최초의 아이폰 실험 영화 [파란만장]
영화 파란만장은 아이폰으로 촬영되었다는 신선한 이슈와 함께 대한민국 영화계의 거장 박찬욱 감독의 손에서 제작되었다는 특종을 몰고 다니는 영화이다.
간단한 영화검색조차 하지 않고 영화관 스크린에서 이 작품을 처음 대면한 소감은 가히 '놀라움'이었다.



1. 전세계 최초의 실험 영화임에도 가장 한국적일 수 있는 영화이다.

스크린에서 첫 도입부를 보며 역시 '전화기'로 찍었구나하는 '그' 사실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스크린속 화면들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미동을 감지하였고 불안정하다는 생각조차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선입견과 조바심은 영화 시작 5분만에 사라져 버렸고 이내 흘러 나오는 음산한 노랫소리와 배우들의 연기에 몰입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실 배우 이정현과 오광록의 연기가 무섭고 소름끼치기까지 했다.
이 영화는 죽음과 무속신앙(무당, 굿)을 소재로 담고 있다. 연기파 두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는 한국적인 무속신앙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전세계 최초의 아이폰 실험 영화였음에도 감독의 연출력과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한국적 소재는 이 영화를 전세계 아이폰 최초라는 '타이틀'을 뛰어 넘어, 가장 한국적인 영화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안겨 주고 있었다.



2. 아이폰으로 촬영되었을 뿐이다.

영화를 찍기 위해서는 카메라를 비롯한 조명, 음향, 의상, 스텝 등 몇십, 몇백가지의 촬영도구와 사람들이 준비되어/하고 있어야 한다. '파란만장'이라는 영화는 '아이폰' 속 카메라 기능을 활용하여 제작된 영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카메라의 사이즈와 화질, 고급카메라의 각종 고급기능 활용에 있어 기존영화와는 다소 다른 느낌을 주었지만(결코 질적으로 떨어진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 외 도구들(조명, 음향 등)은 비슷한 형태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영화의 규모나 촬영방법은 다를바가 없었다. 단지 관객들은 이슈화되고 있는 아이폰 최초 촬영이라는 명예 때문에 감독의 미장센이 아닌 화면각도, 사이즈, 화질, 줌인, 줌아웃, 포커싱 등의 촬영기법에 대해 평소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관람했으리라 예상한다.




3. 박찬욱감독의 색을 간직한 영화이다.

결국 파란만장이라는 영화는 '아이폰으로 제작되었다'는 이슈를 뛰어 넘어 '박찬욱이 감독했다'라는 수식어가 더 알맞지 않을까싶다. 38분의 단편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보여주는 흡입력은 정말 대단했다. 연출과 미장센은 조직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었고 시놉시스 또한 탄탄하게 얽혀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배우들의 연기와 흘러가는 시놉시스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결국 관객들은 아이폰으로 찍었다는 사실보다 누가 만들어 낸 영화인지, 시놉시스와 미장센은 얼마나 탄탄한지에 주목하고 있지 않은가?
이는 곧 관객이 박찬욱 감독의 '아우라'에 압도되고 있다고 바꾸어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영화는 박찬욱감독과 박찬경감독, 두 형제의 협동작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영화제작에 있어 더 많은 경험과 탁월한 연출력을 가진 박찬욱감독이 주도하여 제작한 영화였고, 박찬욱 감독만의 꼼꼼함과 탄탄한 연출력 그리고 그의 철학이 돋보이는 영화였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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