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잡생각] 나이먹음과 친구사귐

IamDreaming 2011. 8. 1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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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이 되어 친구들을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지 못하였던 친구들을 만나며 나 자신에 대한 새로움을 발견했다. 불과 몇 년전만해도 '얘는 이게 싫어', '아. 만나고나니 괜히 스트레스야' 싶던 친구들의 태도에 나 자신도 모르게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나에게 친구들의 작은 허물정도는 무시할 만한 힘이 생겼구나 싶었다.
그리고 나의 옹졸한 마음에 나를 떠나간 버린 친구들, 그리고 서로 멀어진 친구들이 슬~생각나기도 했다. 그러나 어쩌랴?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인데...

이런 나를 보며 갑자기 쇼펜하우어의 '나이먹음에 관하여'에 대해 읽었던 내용이 슬 떠올려졌다.

-  유년기에는 어떠한 자기 분열도 없이 주위의 상황과 경험에 잠겨 있었던 것이다. 눈앞에 있는 사물을 보면 이를 그 종에 속한 유일한 사례인 것처럼 생각했다. 유년기에는 사물의 바람직한 측면만을 바라보고 무시무시한 쪽의 측면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린 지성은 현실과 인위가 나타내는 모든 사물, 모든 형상을 전부 최고의 행복으로 넘쳐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구절은 이 부분...

정말 어릴때는 친구의 작은 잘못이 얼마나 크게 보였는지 모른다.
어떤 친구는 매일 얻어먹기만 하고,
어떤 친구는 식탐이 너무 심하고,
어떤 친구는 눈치가 없고,
어떤 친구는 잘난척이 너무 심하고, 

어떤 친구는 응석받이가 너무 심하고....

그때는 그 친구에게 그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 아니 내가 받아들이는 모습이 그게 전부였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런 작은 잘잘못 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닌 사람이었음을 망각하고 있었다. 이걸 진작 깨닫기만 했더라면 나에게 더 많은 기회와 친구들이 있었을텐데, 다르다는 이유로 너무 배척하지는 않았는지 안타까움이 잠시 밀려왔다.


이제는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더 많은 일들이 생겨 그런 작은 부분은 그냥 무시하고 싶은것인지,
부분보다는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겨서인지,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에 집중하고 싶어서인지,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허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아서인지
찌든 인간관계속에서 나의 어릴적 친구들은 아무하고도 바꾸지 못한다는 생각에서인지,
예전보다 오히려 훨씬 편안해진 마음으로 친구들을 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것 같다. 그들의 작은 허물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에게 더 큰 즐거움과 행복을 줄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진작 알았더라면,
나의 마음이 조금 더 넓어었더라면 하는 집념들...
이런 집념들은 이제 다 버리고 
지금이라도 내 소중한 친구들에게 집중하고 싶다. 아무런 계산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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